툰베리, 기후합의에 “블라 블라…진짜 일은 회의장 밖에” 혹평

입력 2021-11-14 17:30
스웨덴 환경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운데)가 지난 1일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열리고 있는 영국 글래스고에서 벌어진 시위에 참가해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스웨덴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18)가 13일(현지시간) 마무리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나온 합의에 관해 “간단히 요약해주겠다. 어쩌구 저쩌구(Blah, blah, blah)”라고 혹평했다.

툰베리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서비스(SNS)에 “진짜 할 일은 이제 회의장 밖에서 계속된다. 우리는 절대,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툰베리는 지난 7일 자신이 올린 글을 공유했다. 그는 당시 “즉각적이고, 과감하고, 전례 없는 연간 배출량 감축이 없다면 기후 위기 대응 실패”라며 “‘작은 한 걸음이지만 올바른 방향이다’, ‘어느 정도 진보를 이뤘다’, ‘느린 성공이다’ 같은 말은 패배와 같다”고 주장했다.

이날 마무리된 COP26에서 200여 개 참가국은 석탄 발전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고, 지구 온도 상승 폭을 1.5도 이내로 억제하기 위해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내년에 재점검하는 내용의 ‘글래스고 기후 조약’을 채택했다.

인도의 요구로 온실가스 배출 주범인 석탄 발전에 대한 문구가 ‘중단’에서 ‘감축’으로 바뀌는 등 후퇴하며 비판이 나오고 있다. 개도국을 위해 선진국들의 2020년까지 1000억 달러의 기후기금 조성 마련도 또다시 실패했다.

국제비정부기구 '액션에이드'의 라르스 코흐 정책 책임자는 ‘석탄’만 감축 사항에 언급되어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한세기 이상 석유와 가스를 계속 생산하며 환경을 오염시킨 부유한 나라들에게 무료 통행권을 준다”고 지적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COP26에서 합의가 이뤄진 후 성명을 내고 “합의안은 절충안이다. 오늘날 세계의 이해관계, 조건, 모순 및 정치적 의지 상태를 반영한다”라며 “중요한 단계지만 충분하지 않다. 비상 모드로 전환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