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아내 김혜경씨와의 ‘깜짝 통화’를 통해 ‘폭행 루머’ 완전 진압을 시도했다.
이번 사안뿐 아니라 ‘대장동 의혹’과 ‘여배우 스캔들’ 등 논란 때마다 파격적인 방식으로 불끄기에 나서는 것은 이 후보의 패턴이 되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13일 경남 거제시 옥계해수욕장에서 예비부부와 함께하는 ‘명심캠프’ 토크쇼 중 불쑥 아내에게 전화했다.
당초 김씨는 이 행사에 직접 참여하려 했으나 지난 9일 발생한 낙상 사고로 불참했다. 하지만 이번 행사 사회를 본 한준호 의원의 갑작스런 제안에 이 후보 부부의 통화 내용이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이 후보가 먼저 전화를 걸자 김씨는 “여보세요, 어 자기야”라고 받았다. 한 참석자가 ‘괜찮으시냐’고 묻자 김씨는 “괜찮다. 여러분께 심려 끼쳐 죄송하다”고 답했다.
김씨는 이어 “잠시 기절했는데 (깨어보니) 남편이 저기서 막 울고 있었다”면서 “상상이 안 가시죠, 그래서 좀 뭉클했어요”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통화에 앞서 “내가 때려서 그랬다는 소문이 있지 않으냐”면서 “그건 누가 일부로 한 것이다. 몇 시간 만에 전국에 뿌려지고 그랬잖아”라고 말했다. 억울함과 분노가 섞인 감정을 감추지 않은 것이다.
이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14일 “그 전화 한 통으로 아내 부상 관련 논란은 싹 정리된 것 아니냐”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후보 측은 이 통화가 사전에 기획하지 않은 돌발 이벤트라고 설명했다. 수행실장을 맡은 한 의원은 “현장에서 후보에게 즉석 제안했고, 후보도 흔쾌히 받아들여 성사된 것”이라고 전했다.
민주당 선대위는 앞서 김씨가 지난 9일 0시 50분쯤 화장실에서 구토하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지면서 바닥에 얼굴을 부딪혔으며, 이 사고로 왼쪽 눈 부위가 2㎝ 가량 찢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주요 국면마다 파격적 언행으로 의혹에 직접 맞서고 있다.
그는 경선 초반 ‘여배우 스캔들’이 TV토론회에서 거론되자 “바지 한 번 더 내릴까요”라고 받아쳤다.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서도 국회 국정감사를 피하지 않았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