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아내 김혜경씨의 깜짝 전화통화를 두고 “신파”라고 비판하자 이 후보 측이 “생각이 삐딱해 모든 게 삐딱해 보이냐”고 맞받았다.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 현근택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진 전 교수를 겨냥해 “이런 일도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서 판단을 달리해야 하나”라며 “이렇게 삐딱하게 보는 이유가 뭔가”라고 말했다.
현 변호사는 “당신의 부인이 밤에 갑자기 쓰러져서 병원에 갔는데 아무리 해명을 해도 믿지 않고 온갖 유언비어가 돌고 있다고 해보자”라며 “아무런 일이 없었던 것처럼 강의나 방송에 나갈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이어 “대선후보가 공식적으로 잡힌 일정을 취소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라며 “부인과 전화 연결을 못할 이유가 있나. 건강에 문제가 없는지 궁금한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현 변호사는 진 전 교수를 겨냥해 “어떻게든 이 후보를 공격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라며 “윤 후보를 당선시키는 것만이 살 길을 찾을 수 있다는 것도 알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파리떼, 하이에나 무리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나“라며 ”자리 싸움꾼들이 많아 차례는 돌아오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이 후보는 경남 거제 옥계해수욕장 오토캠핑장에서 열린 행사에서 아내 김씨와 깜짝 전화 연결을 했다. 통화에서 김씨는 “제가 잠시 기절을 했는데 눈을 딱 뜨는 순간 남편이 ‘이 사람아’ 하면서 울고 있었다”며 “상상이 안 가시죠. 그래서 사실 좀 되게 뭉클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행사에서 김씨의 낙상사고와 관련해 “제가 때려서 그렇다는 소문이 있던데 어처구니 없다”며 “(루머 유포를) 누가 일부러 한 것 같다. 몇 시간 만에 전국 카톡방에 쫙 뿌려지더라”라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화 연결을 겨냥해 “신파. 또 뭉클, 울컥이냐”라며 “이 후보 캠프 홍보의 문제는 모두 인위적으로 느껴진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때그때 정치적 필요에 맞춰 억지로 연출한다는 느낌”이라며 “이미지 조작으로 후보의 본모습을 감추려 한다는 인상을 주게 된다”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또 “아내의 사고마저 ‘자상한 남편’ 이미지 홍보할 기회로 활용하려 드니 어딘지 가식적 느낌을 주게 된다”며 “가식으로 뭘 감추려 하는걸까 생각하다보니 상상력이 가정폭력 가능성으로까지 비약한 것”이라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이어 “홍보는 잔기술이 아니라 진정성으로 해야 한다”며 “안 그러면 역효과만 낼 뿐”이라고 덧붙였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