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에서만 살 수 있는 요소수, 어디서 구하나 ‘혼란’

입력 2021-11-14 14:28
14일 인천 시내의 한 주유소에 요소수 품절 안내문이 놓여있다. 연합

정부가 요소수 수급 안정화를 위해 차량용 요소수 판매처를 주유소로 한정하는 등 긴급수급조정조치를 시행하면서 현장에서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12일 요소수 범부처 합동 대응 회의를 열고 요소수를 주유소에만 판매할 수 있도록 하고, 차량 1대당 판매 상한선(승용차 최대 10ℓ, 화물차 등 최대 30ℓ)을 정했다. 국내 물량이 부족한 요소수의 매점매석을 막기 위한 차원이다.

하지만 기존에 요소수를 주유소에 유통하지 않았던 중소 판매업체들 사이에서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기존 거래처를 놔두고 새로운 거래처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요소수를 어느 주유소에서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 모르는 화물차 운전자들도 갑갑하긴 마찬가지다. 정부는 요소수 생산·수입· 판매업자에게 ‘자동차 배출가스 종합전산시스템’에 수급 정보 신고를 의무화했다. 정부가 요소수 유통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내린 조치라 이 정보는 일반에 공개되지 않는다.

현장 혼란이 가중되자 정부 관계자는 14일 “요소수 수급 현황을 공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요소수 수급 정보를 공개하면 사재기 등 부작용이 일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현재 1400여개 주유소에서 요소수를 취급하고 있는데, 어느 주유소에서 얼마나 요소수를 갖고 있는지 정보가 공개되면 일부 업자들이 요소수를 사들여 비싸게 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롯데정밀화학에서 요소수 약 180만ℓ를 전국 주요 거점 100개 주유소에 차례로 공급했다. 이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현장에서 확인한 민간 수입 업체의 차량용 요소 700t을 통해 생산된 200만ℓ 중 일부다.

나머지 20만ℓ는 광역 지자체별 거점 차고지 19곳에 우선 공급됐다. 공급된 물량은 청소차, 마을버스 등 필수 공용 차량에 사용된다.

해외에서 도착이 예정돼있거나 공급 협의 중인 차량용 요소와 요소수 물량은 총 8275만ℓ 수준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국내에서 쓸 수 있는 차량용 요소수 물량은 2.4개월 치에서 5.3개월 치로 늘어날 전망이다.

세종=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