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1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우리가 언론사가 돼야 한다”는 발언을 두고 “자연스럽게 드루킹 사건이 오버랩된다”고 지적했다.
허은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징역형을 받은 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이 후보의 발언이 제2, 제3의 드루킹 사건을 초래하지는 않을지,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 부산을 방문한 이 후보가 “(언론 환경이 나빠서) 상대방은 엄청나게 나쁜 짓을 해도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넘어간다”며 “저들의 잘못을 우리의 카카오톡으로, 텔레그램방으로, 댓글로, 커뮤니티에서 열심히 쓰자”고 말한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허 수석대변인은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메신저, 댓글, 커뮤니티에서 유리한 내용으로 도배를 하라는 지령이다”며 “도대체 뭐가 그렇게 불만인가. 과거 문재인 정권이 온갖 연출을 기획해 ‘남북화해 쇼’를 펼칠 때도, 청와대 민정수석이 ‘죽창가’를 부르며 반일 선동을 할 때도 비판하는 야당의 목소리는 언론에 잘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이재명 후보의 지지자인 김어준씨가 서울시민의 세금으로 고액 출연료를 받으며 TBS에서 마이크를 잡고 있다. 여전히 공영방송도 친여 성향의 뉴스를 내보내는 데 망설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법률지원단에 따르면 지난 9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이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의 낙상사고와 관련한 의혹을 제기하는 글이 올라왔다. 성명불상의 A씨는 “혜경궁 CT 찍은 거 어디를 찍었는지, 왜 거길 찍었는지도 그렇고 (낙상에 열상이라는데 얼굴 CT 찍음. 보통 손바닥으로 맞는 정도면 골절 의심 안함. CT 찍어볼 정도면 주먹 이상의 가격)”이라고 적었다. 민주당은 가짜뉴스에 대한 강력 대응을 선포했고, 법률지원단은 A씨를 포함해 김씨와 관련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누리꾼 2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후보가 언론 환경이 편향돼 있다는 발언을 더 하자 허 수석대변인은 “이 후보에게 언론이 비우호적인 게 아니라, 민심이 비우호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권의 실정이 겹치고 겹쳐 국민 실망이 극에 달하고, 대형 부동산 게이트까지 터진 마당이다. 국민의 목소리를 담는 언론이 비판 기사를 내는 건 당연하지 않은가. 언론 환경의 혜택을 누릴 때는 아무 얘기도 불만도 없다가, 이제 와서 ‘언론 탓’을 하는 게 무슨 설득력이 있나”라고 꼬집었다.
허 수석대변인은 그는 “안 그래도 오늘 국민의힘은 ‘크라켄’ 프로그램을 공개 시연한다. 포털 사이트에서 댓글 조작을 감지하는 방어용 프로그램으로, 적발 시 관용 없이 선관위에 고발조치할 예정이다”며 “혹여 민심의 바다로 댓글 조작이라는 오수를 흘려보낼 생각은 꿈도 꾸지 말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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