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사람 21명을 죽인 코끼리가 사살 당하는 대신 훈련과 보살핌을 받은 결과 갱생에 성공한 사연이 전해졌다.
13일(현지시간) 인도 NDTV에 따르면 인도 타밀나두주 테파카두 코끼리 캠프에는 한때 ‘살인 코끼리’로 악명을 떨친 58살 코끼리 ‘무르티’(Moorthy)가 산다. 무르티는 얼굴의 핑크색 반점 때문에 다른 코끼리와 구분되는 특징을 가진다.
무르티는 1990년대 케랄라주에서 11명의 사람을 밟아 죽인 뒤 사살 명령이 떨어졌다. 하지만 무르티는 타밀나두주로 도망쳤고 이곳에서는 10명을 더 죽이는 대형 참사를 냈다.
타밀나두주는 무르티를 사살하는 대신 생포해 1998년 테파카두 코끼리 캠프로 보냈다. 무르티를 훈련해온 조련사 키루마란(55)은 “캠프에 온 뒤 무르티는 그 오랜 세월 순한 아이 같았다”면서 “아무도 더는 해치지 않는다”고 전했다. 조련사는 무르티가 매우 침착한 성격을 지녔음을 강조했다. 또 어린이들이 무르티를 껴안고 같이 놀아도 위험한 일은 절대 없다고 설명했다.
무르티가 생활 중인 곳은 1927년 인도에서 가장 큰 규모로 설립된 테파카두 코끼리 캠프다. 수많은 코끼리가 이곳에서 훈련과정을 거쳐갔다. 조련사들은 무르티처럼 거칠거나 사람을 해친 코끼리를 보살핀다.
이 외에 조련사들은 코끼리가 150kg 무게의 짐을 운반하도록 훈련해 인간을 도울 수 있게 한다. 훈련받은 코끼리들은 야생 코끼리가 인근 마을에 침입해 사람들을 해치지 못하도록 경호 부대 역할을 하기도 한다.
조련사들은 인도에 2만5000마리 이상의 야생 아시아코끼리가 살고 있는데 삼림 개발이 확대되면서 서식지가 줄자 인간을 공격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15~2019년 동안 2300명 이상이 코끼리 공격으로 사망했다.
인도 자연보호재단 관계자는 “인간들이 코끼리를 서식지 등에서 쫓아내는 과정에서 발생한 폭력이 코끼리가 인간을 밟아 죽이도록 도발했을 수 있다”고 했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