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구성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서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의 역할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윤 후보가 구상하는 ‘용광로 선대위’에 김 전 비대위원장이 어떤 직책을 맡을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김 전 위원장은 정책 전문가에다 ‘원조 친노’(친노무현) 인사다. 이에 따라 윤 후보 측은 김 전 비대위원장이 중도층을 중심으로 한 외연 확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김 전 위원장에 대한 일부 반발 기류가 변수다.
윤 후보는 이달 하순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는 선대위 구성을 놓고 장고 중인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특히 김 전 비대위원장의 역할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에게 정책적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고, 윤 후보도 김 전 위원장의 정책적 역량을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도 정책적으로 윤 후보를 도왔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노무현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과 교육부총리를 지냈다. 1990년대 우리나라에서 생소하던 지방자치·지방분권 분야를 개척한 인사다.
2002년 대통령 선거에서 노 전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었던 충청권 수도 이전이 김 전 위원장 작품이다.
윤 후보 측은 친노 색깔이 강한 김 전 위원장이 선대위에 합류할 경우 윤 후보를 겨냥한 더불어민주당의 이념적 공세를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윤 후보도 봉하마을 방문과 언론 인터뷰, 방송 출연 등을 통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낸 바 있다.
윤 후보를 돕는 국민의힘 의원은 김 전 위원장에 대해 “합리적이고, 정책적 식견이 매우 뛰어나신 분”이라며 “노무현정부를 탄생시킨 1등 공신이라 그분의 경험과 지혜, 경륜이 대선 승리를 위해선 반드시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윤 후보 측 다른 관계자는 “아직 인선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면서 “윤 후보가 앞으로 계속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을 아꼈다.
반면 김 전 위원장의 기용을 달갑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원톱’이 유력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의 역할 분담도 어려운 숙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2일 K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김종인 전 위원장에게 전권은 중요하지 않다”면서도 “다만 김종인 전 위원장만을 총괄선대위원장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김 전 비대위원장 카드가 거론되는 것에 대해 “일각에서 김 전 위원장 이야기를 하는데, 후보도 그런 얘기 하는 것을 들어보지 못했다”며 “김 전 위원장에 대한 섣부른 언급들이 당내 갈등을 야기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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