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다녀와야 당당한 남자”…병무청 영상 ‘싫어요’ 봇물

입력 2021-11-13 10:02
병무청 영상 캡처.

병무청이 공개한 홍보영상에서 ‘현역 군인이 아니면 남자가 아니다’, ‘제대로 군 생활하려고 4급 대신 현역을 갔다’ 등 국민의 공감을 사지 못하는 발언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5일 병무청 공식 유튜브 채널에 ‘친구에게 듣는 군 생활 이야기’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영상 속에서 친구 사이인 남자 3명은 함께 식사한다. 이 중 한 남성은 휴가를 나온 설정으로 나머지 2명이 “요즘 군대 어떠냐”, “내년에 입대할 생각이다” 등 군 생활과 관련한 질문을 한다.

대화 가운에 ‘슈퍼힘찬이 프로젝트’가 언급될 때 나왔던 발언이 문제가 되고 있다. 슈퍼힘찬이 프로젝트는 병역판정검사에서 4·5급 판정을 받은 사람에게 현역 입대의 기회를 주는 제도다. 일반적으로 4급은 사회복무요원으로 대체 복무하고 5급은 민방위 훈련만 받는다.

군 생활 중인 남성은 “현역으로 갔다 와야 내 성격이 허락할 거 같아서 슈퍼힘찬이 제도를 신청했다”면서 “그래서 살 빼고 현역으로 입대한 것 아니겠냐”고 했다. 그러자 한 친구가 “너한테는 딱 맞다”며 “네 성격에 군대라도 다녀와야 어디 가서 당당하게 남자라고 이야기하지”라고 답한다.

또 영상 속에는 “내 마음에 맞는 동기들과 선임들이 많아서 생활하기 좋다”, “제대하고 나서도 만나고 싶은 사람들이랄까”, “군대에 가서 책도 많이 읽는다” 등 군 생활을 지나치게 긍정적으로만 표현한 대사도 다수였다.

온라인상에는 영상 속 몇몇 발언이 사회복무요원을 비하하려는 목적이 담겼다며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일부 누리꾼은 ‘개인 사정으로 공익근무요원·사회복무요원으로 가는 사람이 많은데 현역이 아니면 남자가 아니라는 듯한 발언은 시대에 뒤떨어진 사고방식’, ‘신체검사 4~6급 받은 사람은 남자라 불릴 자격이 없다는 병무청 공식 유튜브의 입장 잘 들었다’, ‘현역과 공익 갈등을 조장하는 영상이다’ 등의 입장을 보였다.

해당 영상은 13일 오전 10시 기준 현재 45개 ‘좋아요’를 받았지만 1만 개의 ‘싫어요’를 받았다. 조회수는 약 3만7000회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