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가 명품 디자이너 ‘질 샌더’와 협업해 선보인 상품이 또다시 품절 대란을 일으켰다. 2019년 일본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은 유니클로가 잇따른 흥행으로 재기를 모색하고 있다.
12일 오전 서울의 한 유니클로 매장 앞에 오픈 전부터 긴 줄이 늘어섰다. 유니클로가 이날 출시한 ‘+J’ 한정판 컬렉션을 구하기 위해서다. 일부 매장은 평소보다 1시간가량 일찍 문을 열고, 대기하고 있는 고객들에게 번호표를 나눠주기도 했다.
사재기를 막기 위해 1인당 동일 상품은 색상별로 한 벌씩만 구매하게 했지만, 문을 열자마자 인기 제품 대부분이 매진됐다. 온라인몰에서도 판매를 시작한지 30여분 만에 남성용 더플코트 등 일부 제품의 주요 사이즈가 동이 났다.
유니클로가 질 샌더와 협업한 이번 가을·겨을 시즌 ‘+J’ 컬렉션은 출시 전부터 반응이 뜨거웠다. 명품 디자이너의 제품을 10분의 1 가격에 한정판으로 선보여서다. 여성 패딩은 14만~19만원대, 코트는 24만~29만원대다. 남성 파카도 19만원대, 더플코트는 29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기존 질 샌더 브랜드의 패딩 제품은 200만원대를 넘어간다.
유니클로는 지난달에도 일본 고가 브랜드 ‘화이트 마운티니어링’과 협업해 품절 대란을 일으킨 바 있다. 300만원대 외투를 15만원대에 선보이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1인당 두 벌까지만 구매할 수 있었는데 일부 매장에선 오픈 3분 만에 매진됐다.
이처럼 명품 브랜드와의 협업이 잇따라 흥행하면서 2019년 ‘노재팬’ 불매운동이 무색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유니클로의 모기업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에 따르면 올해 회계연도 기준 한국 시장이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당시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은 유니클로는 국내 매장수가 190여개에서 130여개로 줄어들었다. 코로나19 여파까지 겹치며 지난해 한국 시장 매출도 반토막이 났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54.1% 감소한 6298억원, 적자는 884억원을 기록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