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한발 뺀 송영길 “검찰·공수처 수사 강조한 얘기”

입력 2021-11-12 15:49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여야 간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대장동 특검’ 논의와 관련해 “(이재명 후보의 특검 수용 발언은) 현재 진행 중인 검찰과 공수처의 철저한 수사를 강조하는 취지”라고 말했다. “당장 특검을 도입하자”는 야당의 요구에 분명히 선을 그은 것이다.

송 대표는 12일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단 회의에서 “이 후보가 (지난 10일) 관훈토론회에서 특검도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 현재 진행되는 철저한 검찰, 공수처 수사를 다시 한번 강조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서 특검이 13번 실시됐지만 단 한 번도 검찰 수사 없이 시행된 적이 없다”며 “수사가 진행 중인데 ‘너 해고하겠다’고 하면 누가 힘 나서 일하겠냐”고 강조했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곽상도 전 국민의힘 아들이 대장동 사업 개발자로부터 50억원을 받은 걸 검찰이 뇌물로 보고 있고, 돈 흐름을 추적하는 게 수사의 핵심”이라며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특검으로 가자고 하는 건 (야당이) 정치적 목적이 다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과 이 후보가 특검을 회피하는 것처럼 (야당이) 얘기하니까 후보께서 토론회에서 그렇게 정리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의 ‘조건부 특검 수용’ 언급에 야권의 즉각적인 특검 구성 요구가 거세지자 민주당 지도부가 서둘러 진화한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후보의 관훈 토론회 발언 이후 당에서 나온 메시지에 혼선이 있었는데, 오늘 송 대표가 확실히 정리한 것”이라며 “이 후보 측과도 이견 조율을 마쳤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당은 “여당이 특검을 회피하고 있다”며 파상공세에 나섰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특검 시행을 결정하는 데 더 이상 시간을 끌 이유도 명분도 없다”며 “민주당에 여야 원내대표 회담을 제안했지만, 아직 답변이 없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후보자는 앞에서 특검을 도입하자는 말을 하면서 국민 여론의 간을 보고 있다”며 “당이 뒤에서 특검을 저지하는 ‘이중 플레이 작전’이 아니라면 지체 없이 여야가 만나 특검법을 논의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