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행보’ 선언 홍준표… 尹 구애에도 ‘나홀로 외길’

입력 2021-11-12 14:44 수정 2021-11-12 14:49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캠프 해단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홍준표 의원의 추후 행보가 정치권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청년 플랫폼 기구’를 통해 꾸준히 정치적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은 대선 정국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재확인하면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자신의 주요 지지기반으로 분석됐던 2030 청년층과의 독자적 행보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12일 페이스북에 “유엔 발표에 의하면 100세 시대의 청년은 18세부터 65세까지 라고 한다. 66세부터 79세까지를 장년(壯年)으로 분류하고 80세부터 노년으로 분류된다”며 운을 뗐다.

그러면서 “선대(先代) 하곤 달리 저도 이제 갓 청년기를 보낸 장년으로 접어들었으니 마음도 몸도 장년답게 활동적으로 살기 위해서는 운동을 열심히 하라고들 충고를 많이 받는다. 그렇게 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마지막 정치 여정”이라던 당내 경선 당시 발언과 달리 추후에도 계속 정치적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그는 “선거 전적이 이제 7승 3패가 됐다. 마음이 홀가분 해졌다”고 밝히며 “다시 텅 비우고 청년들의 과장을 나간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번 주 일요일 청년 플랫폼 ‘청년의꿈’을 공개하고 계속 업데이트해서 이 땅의 청년들이 꿈과 희망을 공유하는 놀이터를 만들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청년의꿈’은 ‘The youthdream’이라는 이름의 도메인으로 등록도 마쳤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저는 수많은 코너 중 단지 청년 상담소 코너에서만 청년들의 고뇌, 고민, 미래에 대한 불안만 상담하는 곳만 들어가겠다”며 “나머지는 정파를 떠나 자유롭게 교제하고 놀고 오락하고 즐기는 소신과 자유의 공간으로 만들어 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태 부패 기득권의 나라를 바꾸자”면서 다가가 “거듭 말하지만 비리·부패 대선에는 참여하지 않겠다. 같이 하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도록 하자”고 적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캠프 해단식에서 청년 지지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당내에서 윤 후보가 청년층 표심을 잡고 중도층 확장을 꾀하기 위해 홍 후보의 역할론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다시 한번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윤 후보 비서실장인 권성동 의원은 지난 10일 KBS라디오에 출연해 홍 의원의 선대위 합류를 에둘러 요청한 바 있다. 그는 “전당대회에서 결과 승복을 말씀한 만큼 저희가 노력 기하면 당인으로서 기본 의무는 다하시리라 기대한다”면서 “경선에서 선택받지 못한 아픔이 있을 것이기에 윤 후보가 설득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었다.

반대로 홍 의원의 선대위 지원에 대해 부정적 의견도 들린다. 당내 경선 때부터 사실상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하며 홍 의원과 대립각을 세웠던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표는 유권자가 가지고 있는데 무슨 놈의 선대위를 원팀으로 만든다고 해서 유권자가 표가 모인다고 생각하나. 그거는 착각이다”라며 “사람이 하나 있다고 해서 2030이 따라오는 게 아니다”고 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