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요소수 사재기를 막기 위해 지난 11일부터 요소수 판매처를 주유소로 한정했다. 주유소 업계는 ‘요소수 없는 요소수 판매처’가 됐다며 당혹감을 드러냈다.
한국주유소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긴급수급조정조치로 주유소를 요소수 판매처로 일원화한다는 이야기를 당일 처음 들었다”면서 “정작 판매처로 지정된 주유소도 판매할 요소수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최근 차량용 요소수 품귀현상이 지속되자 이날부터 요소와 요소수에 대한 긴급수급조정조치 시행에 들어갔다. 차량용 요소수 판매처를 주유소로 일원화(일부 예외)하는 것이 골자다. 승용차는 차량 1대당 최대 10ℓ, 화물차·건설기계·농기계는 30ℓ까지만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이같은 조치에 대해 협회 관계자는 “정부 발표를 보고 주유소를 찾아온 요소수 구매자들이 주유소에 요소수가 없다는 말을 듣고 항의하거나 매점매석 의심업소로 신고하겠다고 한다”며 “일선 주유소 현장에서 혼란이 상당히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주유소에서 요소수를 판매하라고 하는데 정작 주유소에는 어떻게 공급하겠다는 내용이 없어 막막하다”고 말했다.
유기준 한국주유소협회 회장은 “현재 고속도로 주유소 같은 대형 구매처에만 요소수가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소비자들이 어느 주유소를 가더라도 요소수를 구매할 수 있도록 정부가 판매 물량 조절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