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김대중, 노무현의 민주당은 더 이상 없다”

입력 2021-11-12 08:11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우리가 알던 김대중·노무현의 민주당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라며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선후보 캠프의 대응 방식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11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자유주의 정당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한총련(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세대의 운동권 지도부와 김어준 방송 듣고 세뇌된 40대 지지자들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유사 전체주의 정당만 남았다”고 일갈했다. 그는 “민주당은 죽었다”고도 했다.

민주당 당원게시판에서 최근 이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잇단 설화로 논란이 인 것에 대한 비판이 이어진다고 보도한 기사 링크를 공유하면서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페이스북 캡쳐

그는 “하여튼 이상해졌다”면서 “특히 이재명 캠프의 화법과 작풍은 남총련(광주·전남지역 대학총학생회연합)-경기동부연합-용성총련(용인·성남지역 총학생회연합) 조직 같은 느낌을 준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유주의 국가의 정치문화에 익숙한 이들에게 낯설고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게 당연하다”며 몇 가지 감성포인트를 대표적 실패 사례로 꼬집었다.

그는 “자신의 어린 시절 사진을 흑백으로 바꾸어 윤석열 어린 시절 컬러 사진과 대비시킨다든지, 소년공 옷을 입은 어린이를 소품으로 무대 위에 올린다든지, 웹으로 신파조의 인생극장을 연재한다든지, 차마 봐주기 민망한 짓을 하는 것에서 특정한 정치적 성향을 지닌 이들의 낙후된 미감을 엿볼 수 있다”라고 직격했다.

진 전 교수는 특히 “그들은 정말로 저런 데서 감동을 느끼는 거다. 그래서 남들도 저런 데에서 감동을 받을 거라 믿고 저러는 거”라며 “탁현민(청와대 의전 비서관)만 해도 신파를 저렇게 구리게 하지는 않는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윤석열의 민지 쇼가 어이없다는 느낌을 준다면, 이재명 쇼는 차마 봐주기 민망한 느낌. 이상한 감성”이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앞서 진 전 교수는 이날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도 이 캠프와 여권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광주 5·18 민주묘지 방명록에 ‘민주와 인권의 오월 정신을 반듯이 세우겠습니다’고 쓴 것에 대해 맞춤법을 문제 삼으며 “5·18 정신이 반듯하지 않다는 것이냐” 등으로 반발한 것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진 전 교수는 “방명록 글귀를 시비 걸면서 이런 식으로 그 사람이 받지 않아도 될 누명들을 씌워내는 게 5·18 정신인가”라며 “이걸 반듯이 세우겠다고 했는데 5·18 정신을 부정하는 것처럼 몰아가는 것은 이건 괴벨스적 선동 어법이다. 이런 식의 어법을 한국 정치에 들여놓는 것은 5·18 정신의 훼손”이라고 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