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이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시진핑 사상)을 마오쩌둥 사상과 같은 반열에 올려놓는 역사 결의를 채택했다. 시 주석 재임 기간 업적과 역사적 지위를 강조한 역사 결의를 채택함으로써 최소 3연임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 마무리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공산당은 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9기 6중 전회) 마지막 날인 11일 ‘당의 100년 분투의 중대한 성과와 역사적 경험에 관한 결의’를 의결하고 공보 형태로 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공산당 중앙위는 “당이 시진핑 동지의 당 중앙 핵심, 당 핵심 지위, 시진핑 사상의 지도적 지위를 확립한 것은 전 인민의 공통된 염원을 반영한 것”이라며 “신시대 당과 국가사업 발전,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에 결정적 의미를 갖는다”고 밝혔다. 또 시진핑 사상을 “당대 중국 마르크스주의, 21세기 마르크스주의, 중화 문화와 중국 정신의 시대적 정수”로 평가하면서 “마르크스주의 중국화의 새로운 도약을 이뤄냈다”고 극찬했다. 공산당 중앙위는 시진핑 사상을 마르크스·레닌주의,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 이론, 3개 대표 사상 및 과학적 발전관과 함께 나란히 언급하면서 전면적으로 관철할 것을 주문했다.
이와 함께 시 주석의 집권 9년에 대해 “시 주석을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은 중대한 도전을 이겨냈고 한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를 해결했으며 하고 싶지만 하지 못했던 큰 일을 완성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과 국가사업에 역사적인 변혁을 이뤘다”고 덧붙였다.
중국 공산당이 역사 결의를 채택한 건 1945년 4월, 81년 6월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과거 두 번의 역사 결의는 각각 마오쩌둥, 덩샤오핑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 시점에 채택됐다. 중국 전체 인민의 역사관을 통일할 필요가 있을 때 역사 결의가 나온 셈이다.
이번 결의 역시 2012년 당 총서기, 국가주석, 중앙군사위 주석의 당·정·군 3권을 모두 장악한 시진핑 시대를 선언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공산당은 81년 역사 결의에서 마오쩌둥 사상을 ‘마르크스·레닌주의를 중국 현실에 맞게 적용, 발전시킨 중국 공산당 집단지성의 결정체’로 평가했다. 그리고 이번 결의에서 시진핑 사상을 ‘중화 문화와 중국 정신의 시대적 정수’라고 표현했다.
시 주석은 2017년 19차 당대회에서 덩샤오핑이 제기한 중국 특색 사회주의에 신시대라는 수식어를 붙여 통치 철학으로 제시했다. 공산당 창당 100주년인 올해 전면적인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풍족하고 편안한 생활을 누림) 사회를 달성하고, 신중국 건국 100년이 되는 2049년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을 실현한다는 게 핵심이다. 이 두 개의 100년 목표는 시 주석의 장기 집권을 정당화하는 명분이 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내년 가을 베이징에서 20차 당대회를 열어 시 주석의 3연임을 최종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최소 15년 이상 장기 집권으로 가는 길이 더욱 공고해진 것이다.
공산당 중앙위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생태문명 분야에서 중국의 부상을 강조했다. 특히 국제사회에서 힘을 과시하는 외교로 비판받는 중국식 ‘전랑 외교’를 “중국 특색의 대국 외교”라고 평가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