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두대에서 최후를 맞은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가 소유했던 두 개의 다이아몬드 팔찌가 경매에서 96억에 낙찰됐다.
경매업체 크리스티는 9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경매에서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 소유의 다이아몬드 팔찌 한 쌍이 746만 스위스 프랑(약 96억 7600만원)에 낙찰됐다고 밝혔다.
팔찌는 길이 18.7㎝, 무게 97g에 각각 1~4캐럿 무게의 다이아몬드 56개로 구성됐다. 한 쌍에 112개의 다이아몬드가 붙어있어 무게는 총 140~150캐럿으로 추정된다.
이 팔찌는 마리 앙투아네트가 왕비가 된 지 2년 후인 1776년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왕실이 이 팔찌를 소유했으나 200여년이 지난 후 처음으로 경매에 나온 것이다. 구매자는 전화로 입찰을 했으며 누가 이 팔찌를 구매했는지에 대해서는 공개되지 않았다.
팔찌의 낙찰가는 추정치였던 200만~400만 달러(약 26~52억원)보다 2~4배 비싸게 팔린 것으로 전해졌다.
크리스티 대변인에 따르면 첫 입찰가는 500만 프랑(약 65억원)이었는데 계속해서 올라 620만 프랑(약 80억원)에 낙찰됐다. 수수료를 포함한 최종 낙찰가는 746만 프랑(약 97억원)이었다.
프라우아 퀴리엘 크리스티 유럽 회장은 “화려하고 장엄하면서도 젊고 낭만적인 여왕의 스타일은 베르사유의 독특한 미학을 정의한다”면서 “이 팔찌들은 1776년 이후부터 내려온 왕실의 위대한 유산으로 두 개의 유명한 미술 작품에도 등장한다”고 설명했다.
이 팔찌는 생전 마리 앙투아네트가 가장 아끼는 팔찌였다고 전해졌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프랑스 혁명이 한창이던 1791년 1월 튈를리 궁전에 수감되자 편지와 함께 자신이 가지고 있던 보석을 나무상자에 담아 밀반출했다. 이 보석이 그녀의 딸 마리 테레즈에게 전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합스부르크 공국을 다스렸던 마리아 테레지아의 딸로, 프랑스의 루이 16세와 결혼해 왕비가 됐다. 그러나 프랑스 혁명 당시 국고를 낭비하고 오스트리아와 공모해 반혁명을 시도했다는 죄로 37세의 나이에 단두대에서 처형됐다.
노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