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긴급 공수한 요소수 2만 7000리터(ℓ)가 11일 오후 5시 30분쯤 김해공항을 통해 국내에 들어온다. 정부는 해당 물량이 도착하는 대로 민간 구급차 등 긴급한 수요처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할 방침이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 현지로 급파된 공군의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인 ‘시그너스’(KC-330)가 요소수를 싣고 이날 오전 8시 30분(한국시간)쯤 호주를 떠났다.
그러나 호주산 요소수를 긴급 공수하기 위해 공군 수송기를 투입한 것을 두고 적절성 논란이 벌어졌다. 요소수 수입량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비용이 들었다는 이유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게 비판의 핵심이다. 야당은 정부가 늑장 대처를 무마하기 위해 ‘쇼잉(보여주기)’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비효율적이라는 데는 동의를 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반박했다. 부 대변인은 “국가재난 시에 군 수송기를 투입하는 것이 가능하고, 교통·물류대란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우리 군은 현 상황도 국가적 재난 상황으로 인식하고 군 수송기 투입을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호주에서 긴급 공수되는 요소수 2만 7000리터는 하루 사용량의 3∼4%에 불과하다. 이른바 ’‘품귀 사태' 이전 기준 가격으로 하면 약 2700만원 어치다.
하지만 시그너스가 호주를 왕복할 때 드는 항공유는 16만 리터로, 최근 국제 항공유가 기준으로 1억원에 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실효성 논란이 제기됐다.
국민의힘은 이번 조치에 대해 “마지막까지 쇼에 집착하는 모습이 참 한결같다”면서 “땜질식 처방만 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고작 화물차 333대 넣으면 끝나는 분량의 요소수를 수입하고서는 언론에 대서특필했다”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편 국방부는 이날부터 군이 비축 중인 요소수 445톤 중 210톤(약 20만 리터)을 민간에 방출하기 시작했다. 군 당국은 작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양이라며 요소수가 전시 대비 비축물자도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