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테슬라’ 혹은 ‘테슬라의 대항마’로 평가되는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 오토모티브가 11일(한국시간) 나스닥에 상장했다. 공모가보다 30% 가까이 급등하면서 출발한 리비안의 시가총액은 100조원을 돌파했다. 1조725억 달러(약 1271조원)인 테슬라 시총과 비교하면 아직 10분의 1 수준이지만 시장의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발전 가능성을 보여줬다.
1. 리비안 [RIVN]
리비안의 나스닥 상장 첫날 마감가는 100.73달러다. 장중 한때 119.45달러까지 치솟은 주가는 과열투자 양상이 걷히면서 100달러 안팎으로 안정됐다. 마감 종가는 공모가 78달러보다 29.14%(22.73달러) 많은 금액이다.리비안의 시총은 859억 달러(약 101조7657억원)로 집계됐다. 시총에서 포드(773억 달러)를 추월했고, 제너럴모터스(GM·860억 달러)에 근접했다. 이를 놓고 자동차업계에서 볼멘소리가 나왔다. 메리 배라 GM 최고경영자(CEO)는 리비안의 주가와 시총을 자사와 비교하며 “우리가 너무 저평가됐다”고 말했다.
리비안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출신 창업자 R J 스캐린지가 2009년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주요 생산품은 전기차 픽업트럭이다. 빅테크 기업 아마존과 자동차업체 포드는 리비안의 성장 가능성에 투자했다. 아마존은 2019년부터 리비안에 7조원을 투입해 지분의 20%를 확보했다. 포드는 1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리비안은 오랫동안 영업손실을 냈지만 지난 9월 픽업트럭을 출시하며 본격적인 수익화를 시작했다. 앞으로 10년간 매년 10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목표를 세우고 있다.
하지만 리비안의 경쟁력을 놓고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리비안의 나스닥 상장을 앞둔 지난 9일 “경쟁에서 리비안의 우위가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다”며 “2022년부터 생산될 예정인 테슬라 전기트럭은 50만대 이상의 선주문이 예정됐고, 대당 4만 달러에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리비안 전기트럭의 최저가는 6만7500달러”라고 지적했다. 리비안이 테슬라보다 앞선 가격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다는 얘기다.
리비안의 상장 당일인 이날 테슬라는 주춤했던 흐름을 끊고 반등했다. 전 거래일 종가보다 4.34%(44.45달러) 오른 1067.95달러에 마감됐다. 최근 전기차 시장의 관심을 흡수했던 루시드그룹은 9%(4.03달러) 급락한 40.7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 코인베이스 글로벌 [COIN]
암호화폐(가상화폐) 시장의 요동치는 장세는 코인베이스 글로벌의 주가를 흔들었다. 코인베이스는 이날 나스닥에서 8.06%(28.79달러) 내린 328.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코인베이스는 지난 4월 가상화폐거래소 사상 처음으로 나스닥에 상장됐다. 가상화폐의 강한 변동성이 주가에 반영되는 단점도 가지고 있다.가상화폐 시장은 지난달부터 상승장으로 전환됐다. 가상화폐의 ‘대장주’ 격인 비트코인은 해외보다 높은 시세에 거래되는 국내에서 한때 8000만원을 뚫고 올라가기도 했다. 그 강세가 꺾인 이날 오전 10시 현재 24시간 전보다 3% 이상 하락한 790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가상화폐거래소의 한계가 코인베이스 주가를 통해 나타났다.
3. 도어대시 [DASH]
미국 음식 배달 플랫폼 기업 도어대시는 모처럼 강하게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전 거래일 종가보다 11.58%(22.23달러) 상승한 214.24달러에 마감됐다. 핀란드 배달업체 월트 엔터프라이시스를 70억 유로에 인수해 유럽 시장으로 진출한 소식이 증권시장에서 매수세를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도어대시는 이미 캐나다 호주 일본 시장에 진출해 미국 밖으로 영역을 확장해 왔다.도어대시는 다른 배달 플랫폼처럼 코로나19 대유행에서 활황을 탔다. ‘서학 개미’(한국의 해외 주식 투자자)들은 도어대시를 국내 유명 배달 플랫폼의 이름을 따 ‘미국판 배민’으로 부르기도 한다. 최근 도어대시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재일교포 3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지난 5월부터 도어대시 지분을 대량으로 매도하면서다. 미국 경제지 블룸버그는 지난 1일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도어대시 주식 20억2800만 달러어치를 매각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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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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