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위원장이 과거에 전권을 부여받았던 상황에서 굉장히 좋은 성과를 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관련 당내 잡음을 두고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대선 준비 체제에 힘을 실었다. 이 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라고 덧붙였다.
이는 김 전 위원장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선대위 합류를 위한 선결 조건으로 ‘선대위 전면 재구성’을 제시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대표는 전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선대위에 새 사람이 들어오려면 기존에 열심히 했던 분들이 일정 부분 공간을 만들어주는 행보를 해야 되는 거 아닌가”라며 김 전 위원장의 뜻을 풀이했다. 앞서 윤 후보는 7일 선대위 진용을 넓히는 차원이지 “사람들 내보낸다는 뜻은 아니다”고 밝힌 적이 있어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 선대위 구성과정에서 잡음이 나올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 대표는 이날 “일부 권한만 부여받은 상황, 예를 들어 지난 총선 때는 김종인 위원장이 공천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선거 캠페인에만 나중에 들어와서 개입하도록 한 게 황교안 대표 체제였다”며 “그때는 결과가 그만큼 좋지 않았고 많은 사람이 선거에 있어서 공천이 좀 더 잘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김종인 위원장의 구상이라는 걸 실현하려면 상당한 권한을 좀 줘야 하는 건 맞다”며 “저희 후보(윤석열 후보)도 아마 그렇게 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비 때마다 이번 경선에서 김종인 위원장의 조언을 많이 구했기 때문에 김 위원장의 능력치에 대한 의문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김 전 위원장의 총괄선대위원장 취임은 오는 20일쯤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저희가 이재명 후보보다 후보 선출이 좀 늦었기 때문에 조직적 대처를 위해 빨리 가져야 한다”며 “2주 정도 준비기간을 둬서 20일경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또 향후 이 대표 자신의 역할에 대해서는 “누차 밝힌 대로 이번에 병참을 할 것”이라고 했다. 당내 사무처리가 원활히 돌아갈 수 있도록 ‘윤활유’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다. 그는 “당 밖에서 오신 분들이 당내 조직과 융화가 잘 되려면 그 역할을 해내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제가 아마 그 역할을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선대위 구성에 대해서는 관례상 자신이 맡은 상임위원회 선대위원장직 말고는 확정된 게 없다고 했다. 김병준 전 위원장과 김종인 전 위원장 두 명이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김종인 위원장이면 두 사람은 좀 꺼리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또 “김종인 위원장과 상의가 됐을 거라고 보지는 않는다”며 “그렇게 만약 나온다면 그건 좀 의외”라고 덧붙였다.
전날 윤 후보가 광주를 방문해 사과한 것에 대해서는 “사과 형식이나 그런 것들은 아주 적절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대표는 “윤 후보가 5·18이나 12·12에 대해 명확히 선을 그었다”며 “앞으로 호남에 대한 진정성은 계속 다른 형태로도 표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지난 8일 윤 후보에게 건넨 ‘비단주머니’에 대해서는 “언론 사진 촬영용으로 안에 신문지가 든 것”이라며 “토실토실하게 만들기 위해 뭐 좀 채워넣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부분 선거 전략에 관한 것”이라며 “젊은 세대에 다가설 수 있는 선거운동 방법 등을 잘 정리해서 전달했다. (윤 후보가) 그런 것이 뭔지를 곧 선보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