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김종인 전권 줬을 때 선거 잘 됐다”

입력 2021-11-11 08:55 수정 2021-11-11 10:24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오른쪽)와 이준석 대표가 지난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위원장이 과거에 전권을 부여받았던 상황에서 굉장히 좋은 성과를 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관련 당내 잡음을 두고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대선 준비 체제에 힘을 실었다. 이 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라고 덧붙였다.

이는 김 전 위원장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선대위 합류를 위한 선결 조건으로 ‘선대위 전면 재구성’을 제시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대표는 전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선대위에 새 사람이 들어오려면 기존에 열심히 했던 분들이 일정 부분 공간을 만들어주는 행보를 해야 되는 거 아닌가”라며 김 전 위원장의 뜻을 풀이했다. 앞서 윤 후보는 7일 선대위 진용을 넓히는 차원이지 “사람들 내보낸다는 뜻은 아니다”고 밝힌 적이 있어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 선대위 구성과정에서 잡음이 나올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 대표는 이날 “일부 권한만 부여받은 상황, 예를 들어 지난 총선 때는 김종인 위원장이 공천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선거 캠페인에만 나중에 들어와서 개입하도록 한 게 황교안 대표 체제였다”“그때는 결과가 그만큼 좋지 않았고 많은 사람이 선거에 있어서 공천이 좀 더 잘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김종인 위원장의 구상이라는 걸 실현하려면 상당한 권한을 좀 줘야 하는 건 맞다”며 “저희 후보(윤석열 후보)도 아마 그렇게 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비 때마다 이번 경선에서 김종인 위원장의 조언을 많이 구했기 때문에 김 위원장의 능력치에 대한 의문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뉴시스

이 대표는 김 전 위원장의 총괄선대위원장 취임은 오는 20일쯤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저희가 이재명 후보보다 후보 선출이 좀 늦었기 때문에 조직적 대처를 위해 빨리 가져야 한다”며 “2주 정도 준비기간을 둬서 20일경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또 향후 이 대표 자신의 역할에 대해서는 “누차 밝힌 대로 이번에 병참을 할 것”이라고 했다. 당내 사무처리가 원활히 돌아갈 수 있도록 ‘윤활유’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다. 그는 “당 밖에서 오신 분들이 당내 조직과 융화가 잘 되려면 그 역할을 해내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제가 아마 그 역할을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선대위 구성에 대해서는 관례상 자신이 맡은 상임위원회 선대위원장직 말고는 확정된 게 없다고 했다. 김병준 전 위원장과 김종인 전 위원장 두 명이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김종인 위원장이면 두 사람은 좀 꺼리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또 “김종인 위원장과 상의가 됐을 거라고 보지는 않는다”며 “그렇게 만약 나온다면 그건 좀 의외”라고 덧붙였다.

전날 윤 후보가 광주를 방문해 사과한 것에 대해서는 “사과 형식이나 그런 것들은 아주 적절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대표는 “윤 후보가 5·18이나 12·12에 대해 명확히 선을 그었다”며 “앞으로 호남에 대한 진정성은 계속 다른 형태로도 표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이 대표는 윤 후보에게 향후 대선 준비를 위한 숙제를 준다는 의미에서 비단주머니를 건넸다. 뉴시스

이 대표가 지난 8일 윤 후보에게 건넨 ‘비단주머니’에 대해서는 “언론 사진 촬영용으로 안에 신문지가 든 것”이라며 “토실토실하게 만들기 위해 뭐 좀 채워넣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부분 선거 전략에 관한 것”이라며 “젊은 세대에 다가설 수 있는 선거운동 방법 등을 잘 정리해서 전달했다. (윤 후보가) 그런 것이 뭔지를 곧 선보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