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화상 정상회담을 앞두고 아시아·태평양지역이 냉전시대의 긴장 관계로 돌아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11일 화상으로 열린 제28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회의 기조연설에서 “아태지역은 냉전시대의 대립과 분열로 다시 빠져들 수도 없고, 빠져들어서도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발언은 12일 화상으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앞서 나온 것으로 사전 녹화를 통해 공개됐다.
시 주석은 또 “이념적인 선을 긋거나 지정학적인 토대 위에서 몇몇 나라가 ‘작은 서클’을 형성하는 것은 반드시 실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중국의 경제적·군사적 영향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인도와 일본 그리고 호주 등 역내 동맹국과 협력하고 있는 모습을 지적한 것이다. 이어 시 주석은 이른 시일 내에 안정적으로 경제를 회복하는 것이 아태지역의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 9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미·중관계 전국위원회 연례 만찬에 축하서한을 보내며 “중·미 관계는 중요한 역사의 고비에 있다. 양국이 협력하면 모두 이익을 얻지만 싸우면 모두 다친다”면서 “협력만이 올바른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 자리에 서신을 보내 “오늘날 우리는 세계의 역사적 전환점에 있다. 코로나19부터 기후변화 위기 대응까지 미·중 관계는 전 지구적 의미가 있다”고 화답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르면 다음 주 시 주석과 바이든 대통령이 화상 정상회담을 열 예정이다. 앞서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은 지난달 스위스 취리히에서 만나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연내 화상 정상회담에 합의한 바 있다. 이번 회담은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시 주석과 갖는 화상 정상회담이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