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반 페미니즘’을 골자로 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을 공유한 이유에 대해 “청년들의 절규를 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8일 선대위 비공개 회의에서 ‘2030 남자들이 펨코에 모여서 홍을 지지한 이유’라는 글을 인쇄해 공유한 데 이어 10일에도 페이스북에 ‘홍카단이 이재명 후보님께 드리는 편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두 게시글 모두 민주당의 ‘친 페미니즘’ 태도를 문제삼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제가 선대위 회의에서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권유한 것에 대해 해석이 분분하다. 그래서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린다”며 “그 글을 읽어보길 권유한 이유는 ‘2030 청년들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정치인이 단 한명도 없는 것 같다’는 청년들의 절규를 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30 세대의 정치, 정치인 불신에 깊이 공감됐다. 지금껏 2030 세대가 겪어온 많은 정치인이 이미지 개선이나 득표율 등 소위 ‘단물만 빨아먹고’ 청년 세대를 내팽개쳐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 자신이 성남시장 시절 청년을 위해 시행한 정책들을 거론하며 “하도 오래 속아와서 믿지 못하는 심정을 충분히 헤아리고 있다. 그렇다면 저 사람이 약속을 지킬 것인지 아닌지, 그 사람의 과거를 보고 판단해 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권자이신 2030 청년들이 제안이나 부탁하는 게 아니라 주인으로서 당당히 요구하시면 사리에 맞게 최대한 반영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후보는 10일 오전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자신이 공유한 글의 내용에 동의해서 공유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토론자가 “공유한 글에는 2030 남성이 민주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이유가 문재인정부의 페미니즘에서 시작됐고, 이 후보가 페미니즘 정책과 거리를 둬야 한다는 내용이 있는데 공유한 이유는 무엇이고, 이 주장에 동의하는 것이냐”고 묻자 이 후보는 “동의해서 한 것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