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6개월을 남겨놓고 2년 만에 다시 ‘국민과의 대화’에 나선다. 취임 이후로는 두 번째 있는 일이다. 문 대통령은 2년 전 각본 없이 생방송 질의응답 방식으로 ‘국민과의 대화’에 임하며 다양한 질문을 받고 국민들의 애환을 달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국정 현안과 관련된 질문에 대해서는 기존 정부의 원론적 입장을 되풀이하는 수준의 답변에 그쳐 국민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평가가 뒤따르기도 했다.
취임 후 두 번째 ‘국민과의 대화’…어떻게 진행되나
문 대통령은 오는 21일 두 번째 국민과의 대화에 나선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11월 21일 저녁 7시10분부터 100분 동안 KBS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2021 국민과의 대화에 나선다”며 “코로나 위기 극복 관련 방역, 민생경제를 주제로 국민들과 진솔한 대화를 나눌 예정”이라고 밝혔다.
2021 국민과의 대화는 국민과 함께 소통하고 의견을 듣는 공개회의인 타운홀 미팅방식으로 진행된다. KBS가 여론조사기관을 통해 연령, 성별, 지역 등을 고려해 선정한 국민 300여 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여하게 된다. KBS는 홈페이지를 통해서 대통령에게 묻고 싶은 질문을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접수받을 예정이다.
국민패널은 백신접종을 완료한 200여 명의 현장 참여자와 백신 미접종자를 포함한 100명의 화상참여자로 구성된다. 방역 및 민생경제 분야 장관들도 현장 또는 화상으로 대화에 참여할 예정이다.
임기 6개월을 남긴 문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국민과의 대화에 나서는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치권 안팎에선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근 30%대로 떨어진데다 내년 대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여서 우려의 목소리가 없지 않다. 그간의 국정운영에 대한 진솔한 소회나 사과가 아닌 정부의 업적만 강조할 경우 되레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그러나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이번 국민과의 대화에 대해 “지난해 초부터 계속돼 온 코로나 위기로 인해 국민들께서 많이 지치셨다. 국민들과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단계적 일상회복 3주차를 맞아 성공적인 단계적 일상회복을 위한 국민들 의견을 구하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2년 전엔 무슨 말 했었나… 핵심은 ‘조국 사태’와 ‘부동산’
문 대통령은 2019년 11월 19일 MBC상암스튜디오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 출연했다. 문 대통령의 임기 반환점을 돈 시점이었다. 당시에도 국민 패널 300명이 참여한 가운데 100분간 생방송 형식으로 진행됐다.
가장 눈길을 끈 건 ‘조국 사태’에 대한 사과, ‘부동산 문제’에 대한 자신감 표출이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와 관련해 “제가 그분을 장관으로 지명한 그 취지하고는 상관없이 결과적으로 많은 국민들에게 갈등을 주고 국민들을 분열시키고 한 점에 대해선 정말 송구스럽고 다시 사과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검찰 개혁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특히 검찰 자체의 개혁 의지와 관련해 “검찰 내부 개혁에 대해선 윤석열 총장을 신뢰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에 대해 “우리 정부에서는 자신있다고 장담한다. 현재 방법으로 못 잡는다면 보다 강력한 방안들을 계속 강구해서라도 반드시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고 자신했다.
또 문 대통령은 “전국적으로는 부동산 가격이 오히려 하락했을 정도로 안정화됐다”면서 “특히 서민의 전월세는 과거 ‘미친 전월세’란 이야기도 나왔던 것과 달리 우리 정부에서 안정됐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