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0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해 “제 발언으로 상처 받으신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지난달 19일 ‘전두환 옹호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지 3주 만에 광주를 찾아 고개를 숙였다.
윤 후보는 이날 민주묘지에서 한 모두발언에서 “40여 년 전 오월 광주 시민들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피와 눈물로 희생한 것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며 “제가 대통령이 되면 슬프고 쓰라린 역사를 넘어 꿈과 희망이 넘치는 역동적인 광주와 호남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광주의 아픈 역사가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역사가 되었고, 광주의 피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꽃 피웠다”며 “이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는 오월 광주의 아들이고 딸”이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또 “여러분께서 염원하시는 국민통합을 반드시 이뤄내고 여러분께서 쟁취하신 민주주의를 계승 발전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윤 후보는 5·18민주묘지 추모탑에 직접 헌화하고 분향하려 했으나 항의하는 시민들에 가로막혀 접근하지 못했다. 결국 추모탑과 50m 떨어진 입구 광장에서 멈춰 묵념하며 참배했다. 윤 후보는 이후 준비한 흰 종이를 꺼내 모두발언을 낭독했는데, 이 과정에서 거듭 고개를 숙였다.
윤 후보는 민주묘지를 나와 “5·18 정신이 당연히 개헌 때 헌법 전문에 반드시 올라가야 한다고 전부터 늘 주장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 이 순간 사과드리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5월 영령들에 분향하고 참배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면서도 “분향은 못했지만 그래도 많은 분들이 협조해주셔서 사과하고 참배한건 참 다행”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문동성 기자, 광주=강보현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