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 브레인’ 김지운 감독, “영화·드라마 둘 다 할 것”

입력 2021-11-10 18:00
사진=애플티비 플러스 제공

“안녕하세요. 드라마 데뷔한 영화감독 김지운입니다.”

지난 4일 애플티비 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Dr 브레인’(닥터 브레인)으로 첫 드라마를 선보인 김지운 감독은 10일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김 감독은 ‘악마를 보았다’ ‘달콤한 인생’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밀정’ 등의 흥행작으로 유명하다. 그가 처음으로 연출한 드라마 ‘닥터 브레인’은 인간의 뇌를 연동해 기억을 공유하는 ‘뇌 동기화’를 모티브로 한다. 매주 1회씩 공개된다.

김 감독이 평소 장르를 가리지 않고 작품을 해온 것처럼 이 드라마는 회차마다 각기 다른 장르의 느낌을 준다. 그는 “1화에선 궁금증을 유발하기 위해 서스펜스와 미스터리, 호러 분위기가 있었다”며 “각 회차가 가지고 있는 이야기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할까 고민하다 보니 매회 장르가 조금씩 달라졌다. 액션이 강화된 회도 있었고 누아르 느낌 강화된 회차, 휴머니즘이 강화된 부분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음악도 각 회차의 장르적 특성을 살릴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 ‘악마를 보았다’에서 김 감독과 호흡을 맞춘 모그 음악 감독이 작업에 참여했다. 김 감독은 “매회 장르적인 결들에 맞춰 (극의) 흐름이 미묘하게 변하기 때문에 1회에선 미스터리한 분위기의 음악을 주문했다”며 “화면과 인물, 스토리, 음악이 서로 주고받고 연결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닥터 브레인’ 이후에도 드라마에 계속 도전할 것인지 묻자 김 감독은 “영화감독이니 영화를 계속하고 싶다”면서도 드라마 작업과 병행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드라마도 해보니까 재밌는 부분이 있다. 영화보다 빠르게 피드백 받는 부분도 다이나믹했다”며 “영화와 드라마를 같이할 수 있으면 가장 이상적일 것”이라고 했다.

다만 “영화산업은 조금씩 위축되면서 안전성을 생각하게 되고,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는 산업이 활성화되면서 표현의 수위나 강도, 다룰 수 있는 소재가 더 도전적이고 모험적인 부분이 있다”며 “지금의 영화가 위축적인 분위기 때문에 모험적인 시도를 못 한다 하면 어쩔 수 없이 OTT와 드라마로 가지 않을까 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그의 동력은 새로운 장르에 대한 호기심과 도전이다. 영화든, 드라마든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김 감독은 “이야기와 장르, 나의 영화적 감수성이 뭉쳐지고 ‘저 배우가 이 인물을 하면 어떨까’하는 궁금증과 호기심이 다음 작품을 하게 되는 힘이 되고 동력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장르가) 성공했다고 해도 다시 하는 건 좀 지겹고, 설령 (같은 장르를 계속하는 게) 성공을 보장한다 해도 (그것이) 내가 드라마나 영화를 만드는 의미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