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대장지구 개발사업 시행사인 화천대유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의혹을 받는 곽상도 무소속 의원의 사퇴안이 국회 처리를 앞두고 있다. 곽 의원이 민간인 신분이 되면 그를 향한 검찰 수사도 본격화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10일 여야에 따르면 국회는 다음 날 본회의를 열고 국민의힘을 탈당한 곽 의원의 사퇴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곽 의원의 아들 병채씨는 2015년부터 올해 초까지 화천대유에서 근무하고 퇴직하면서 퇴직금·위로금 등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았다. 검찰은 이 돈을 뇌물로 보고 병채씨 계좌 10개를 동결 조치했다.
곽 의원은 “대장동 개발에 어떤 영향력도 행사하지 않았다”며 강하게 의혹을 부인하다 악화한 여론이 진정되지 않자 국민의힘을 탈당했고, 이후 의원직 사퇴를 발표했다.
검찰이 최근 하나은행 관련 의혹 규명에 속도를 내는 것은 곽 의원 뇌물 혐의를 명확히 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곽 의원은 대장동 사업 초기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부탁을 받고 하나금융지주 측에 영향력을 행사해 사업이 깨지는 것을 막았다는 의심을 받는다. 아들이 받은 50억원은 이에 대한 뇌물이라는 의혹이다. 곽 의원과 김씨,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모두 같은 대학 동문이다.
검찰은 하나은행 컨소시엄 구성 당시 실무를 담당하고 이후 대장동 개발사업 시행사인 성남의뜰 사외이사를 지낸 하나은행 부장 이모씨를 전날까지 총 세 차례 불러 조사했다. 또한 최근 대장동 민간사업자 조사 과정에서도 곽 의원 관련 질문을 집중적으로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빠르면 이번 주말, 늦어도 다음 주에는 검찰이 곽 의원을 소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달 초 구속된 화천대유 대주주 김씨와 천화동인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의 구속 기한은 오는 22일까지다. 공소사실에 포함하기 위해서는 늦어도 다음 주까지는 곽 의원을 불러 조사해야 한다.
한편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전날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50억 클럽’을 직접 언급하며 곽 의원과 박영수 전 특별검사, 권순인 전 대법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50억 클럽은 대장동 개발 시행사인 화천대유·천화동인으로부터 50억원을 받기로 약속했다는 정치계·법조계 리스트를 뜻한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