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페미 반대글’ 공유 묻자 “동의한 것 아냐”

입력 2021-11-10 13:48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030 남성들이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을 지지한 이유를 분석한 글을 공유한 것과 관련해 “거기에 동의해서 (공유)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10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해당 글을 공유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저와는 매우 다른데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도 있으니 최소한 외면은 말고 직면하자는 차원 이었다”고 답했다.

앞서 이 후보는 ‘2030 남자들이 펨코에 모여서 홍(洪)을 지지한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비공개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언급하고 일부 의원에게 공유했다. 해당 글의 결론에는 이 후보가 문재인정부와 차별화해야 한다는 주장과 민주당의 페미니즘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글쓴이는 “민주당은 각종 페미니즘 정책으로 남자들을 역차별했다. 이재명이 문재인 정부의 페미 우선 정책과 차별화를 이뤄 낼 수 있다면 이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글은 친여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로 꼽히는 딴지일보에 올라왔다.

펨코는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의 줄인말이다. 펨코에서는 최근 홍준표 의원에 대한 2030 세대의 지지세가 강하게 표출됐다.

이 후보는 이날 토론에서 남녀 평등을 강조하면서 “남녀별·지역별·계층별을 떠나 부당하고 불합리한 차별을 받지 않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성의 입장에서도 여성이라고 특별히 배려받는 기분이 좋지 않고 여성 우대 등을 바라지 않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정책이) 더 섬세해져야 한다”며 “(여성정책이) 부분적으로 갈등과 비효율을 야기하는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 후보는 “비효율을 제거하고 효율적인 면을 키우면 좋겠다는 생각에, 고민 끝에 여성가족부를 폐지하자는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여성가족부를 평등가족부나 성평등가족부로 바꾸고 일부 기능을 조정하자고 제안하면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아서는 안 되는 것처럼 남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는 것도 옳지 않다”고 말했다. 2030 세대 남성들의 표심 잡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후보는 토론에서 “다만 우리 사회는 남녀차별 격차가 현존한다”며 “제가 알기로는 성 할당제로 인해 공무원 임용 등의 분야에서 오히려 남자가 혜택을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