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를 대표하는 충장축제가 내년부터 월드축제로 거듭난다. 자치구가 주최하는 ‘7080 추억의 축제’에서 도심 전체를 무대로 거리공연을 이어가는 세계적 축전으로 탈바꿈한다.
10일 광주시와 동구에 따르면 지난 1994년 10월 최대 번화가인 충장로, 금남로, 황금로, 예술의 거리 등의 골목상권 활성화를 꾀하기 위해 개최하기 시작한 ‘추억의 충장축제’를 가칭 ‘충장 월드축제’로 확대하기로 했다.
시와 동구는 특화거리 조성사업이 추진된 충장로 등 단핵도심 위주로 펼쳐온 축제 장소를 광주 도심 전체로 넓힌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우다방’으로 불리는 광주우체국 앞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5·18 민주광장 등에 주로 개설한 중앙무대도 분산 설치해 시민과 관광객들의 참여도를 최대한 높이기로 했다.
세계 각국에서 온 길거리 연주가 일명 ‘버스커’들의 ‘월드 거리공연 페스티벌’에 중점을 두고 공연에 호응하는 관객들이 서로 ‘공감대’를 찾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도심 곳곳의 개성이 넘치는 거리를 선별해 누구나 길거리에서 음악공연을 하고 언제든 감상할 수 있도록 별도의 공간을 마련할 예정이다.
시와 동구는 거리공연이 활발하게 이어지면 도심 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충장축제는 1970년대와 80년대 문방구와 전파사, 미용실 등 충장로 옛 모습을 재현한 추억의 테마거리 등으로 40~60대 기성세대들로부터 주목받아왔다. 축제의 가장 큰 볼거리 ‘충장 퍼레이드’는 13개 동에서 서로 다른 주제로 행진에 참여해 아시아국가퍼레이드, 영화콘셉트퍼레이드 등을 펼쳤다.
옛 정취를 살린 다방에서 차를 마시거나 고교단위로 학창시절 추억을 되새기는 주막·거리포차 등의 행사도 인기를 끌었다. 이로 인해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하는 최우수 축제로 뽑히기도 했다.
하지만 해마다 ‘복고풍 감성 축제’ 개념의 유사한 행사가 반복되면서 획기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에 따라 동구는 시의 지원을 받아 총장 축제의 대대적 변신을 추진하게 됐다.
동구는 오는 18일부터 21일까지 코로나19에 지친 시민들을 위로하기 위한 ‘2021 힐링 YES 충장축제’를 대면·비대면 3대7의 비율로 개최한다. 올해까지 5·18민주광장,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부설 주차장, 푸른길 산수문화마당, 지산유원지, 남광주시장 위주로 행사를 치른다.
승용차 안에서 콘서트를 즐기는 ‘드라이브 인 추억 콘서트’, 아파트 베란다에서 공연을 관람하는 ‘충장 베란다 콘서트’, 차를 타고 금남로에서 행진을 하는 ‘충장 모빌리티 거리 퍼레이드’ 등은 코로나19를 고려한 새로운 행사다.
1983년 프로야구 해태 타이거즈 우승 주역들이 사인회를 통해 시민들과 함께 당시를 회상하는 ‘어게인 1983 타이거즈’ 등과 ‘추억의 소울푸드’, ‘라때는 사진공모전’도 시선을 끈다.
시와 동구는 내년부터 버스킹 페스티벌에 초점을 맞춘 세계적 규모로 새로운 축제를 선보인다. 지난해는 코로나19여파로 충장축제를 아예 열지 못했고 올해 역시 애초 10월에서 한 달여 축제 일정을 늦췄다.
시는 내년에 충장 월드축제에 20억 원의 예산을 지원해 이 행사가 세계적 축제로 발전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한다.
시 관계자는 “전국적 지명도를 가진 충장축제를 세계화하기 위한 구상을 다듬고 있다“며 “내년부터는 골목상권을 위한 지역행사가 아닌 세계인들이 함께 즐기는 대규모 축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