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밥은 누가 줘”…격리 거부, 의료진 폭행한 확진자

입력 2021-11-10 11:04 수정 2021-11-10 13:43
연합뉴스

전남 구례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70대 주민이 격리를 거부하고 의료진을 폭행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9일 전남 구례군에 따르면 70대 주민 A씨는 지난달 26일 코로나19에 걸린 배우자와 접촉해 그 다음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구례군 보건의료원 의료진 4명은 A씨를 격리시설인 순천의료원으로 이송하기 위해 자택을 찾았다.

그러나 A씨는 “확진된 사실을 납득할 수 없고 격리된다면 키우는 개 3마리의 밥은 누가 주냐”고 소리쳤다. 이어 욕설을 퍼붓고 지팡이로 의료진을 위협하며 격리시설 이송을 거부했다.

A씨의 이송 거부로 의료진은 다음 날 경찰과 함께 다시 A씨의 자택을 찾아갔다. 그러자 A씨는 콩 수확 작업을 끝내야만 격리시설로 가겠다고 버텼고, 의료진이 콩 수확 작업을 1시간 동안 도운 끝에 A씨를 격리시설로 이동시킬 수 있었다.

격리시설에서 치료를 마치고 돌아온 후에도 A씨의 난동은 끝나지 않았다. 지난 3일 치료를 마치고 자택으로 돌아온 A씨에게 방역수칙을 안내하기 위해 방문한 의료진 4명 중 1명의 머리를 주먹으로 때린 것이다. 머리를 맞은 의료진은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이에 나머지 3명의 의료진이 A씨의 폭행을 말리자 A씨는 의료진의 마스크를 벗기고 방호복을 찢는 등 난동을 피웠다.

이후 경찰이 출동해 상황은 정리됐지만 폭행을 당한 의료진 2명은 구토증세와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례군 측은 10일 A씨를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격리시설 이송을 거부하는 확진자들의 난동은 비일비재하다”면서 “이런 일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노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