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발로 행사장 도착한 이재명… ‘밤새 아내 김혜경 간호’

입력 2021-11-10 10:59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서울에 첫눈이 내린 10일 오전 7시40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태운 흰색 승합차가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 앞에 멈춰섰다.

이번 대선 국면에서 항상 ‘클래식 수트’에 깔끔하게 정돈된 모습으로만 나타났던 이 후보는 이날 아침 ‘노타이’ 차림에 흰 머리가 산발인 채로 급히 차에서 내렸다. 수행실장인 한준호 의원의 안내로 호텔로 들어선 이 후보는 20분 후 행사장에는 말끔한 모습이 되어 다시 나타났다.

선대위 관계자에 따르면 이 후보는 이날 아침까지 아내 김혜경씨를 간호하다가 급히 행사장으로 이동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이 후보가) ‘아내가 자다 깨기를 반복하는 모습을 보고 왔다’고 했다. (급히 나오느라) ‘씻고만 나왔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후보는 행사장으로 오는 길에 첫눈이 오는 모습을 보며 “오늘은 진짜 쉬고 싶다”고 했다고 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오른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0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서울에서 한국경제신문 주최로 열린 글로벌인재포럼2021 행사 VIP 간담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하지만 행사장에서 윤 후보와 ‘첫 대면’을 한 이 후보는 기싸움을 마다하지 않았다.

먼저 다가온 윤 후보가 “반갑습니다. 20년 전에 성남 법정에서 자주 봤다”고 말하자 이 후보는 “아, 저는 기억이 잘 안 난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행사 축사에서 윤 후보를 두 차례 언급하며 “오늘 존경하는 윤석열 후보님도 계시다. 정부가 해야 할, 정치가 해야 할 일에 대해 새롭게 한번 논쟁해보고 우리가 꼭 해야 할 일들을 한번 같이 의논할 수 있는 그런 자리를 한번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신이 윤 후보에 제안한 '1대 1 회동 및 정책토론회 개최'를 다시 언급한 것이다.

윤 후보는 인사말에서 이 후보를 언급하지 않았다.

이소영 민주당 대변인은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두 후보는 처음 만나 대화할 때 귓속말로 했다. 이 후보는 여러 사람 거쳐 대화하거나 이야기가 전달되면 오해가 생길 수 있으니 직접 대화하는 기회를 가지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윤 후보는 고개를 끄덕이는 등 우리가 이해하기로는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