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등과 같은 교통시설 제어기함을 열 수 있는 열쇠가 인터넷에서 버젓이 팔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와 시의회는 현재 온라인 쇼핑몰에서 신호제어기함을 열 수 있는 열쇠가 판매되고 있어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고 9일 밝혔다.
이는 서울시의회 이승미 의원이 지난 3일 도시교통실 행정사무감사에서 제기한 “개인이 잠금장치 열쇠를 인터넷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어 대형사고 발생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온라인에서 1만3500원에 판매되는 이 열쇠는 신호제어기함뿐만 아니라 교통 단속용 무인 장비함과 교통관리시스템함도 열 수 있다. 경찰이 긴급상황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같은 열쇠를 사용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일반인이 이를 악용한다면 교통 신호를 마음대로 조작해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 또 교통 단속용 무인 장비함에는 고가의 장비가 들어 있어 도난 위험이 우려된다.
서울시는 이 같은 보안 문제를 의식해 2015년부터 열쇠 교체 작업을 실시했다. 그러나 서울시내 제어기 4400개 가운데 2700여개는 여전히 구형 열쇠를 사용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는 경찰과 협력해 열쇠의 온라인 유통과정 경위를 조사하는 등 대책 마련에 착수한 상태다.
김미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