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서울 강남 일대 노선을 운행하는 시내버스에 “라디오방송(교통방송) 절대 틀지 말 것”이라는 공지사항이 전파됐다. 이를 두고 네티즌 사이에선 최근 교통방송(TBS) 예산 삭감을 결정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지시가 아니냐는 소문이 돌았다. 하지만 버스회사 측은 “교통방송 라디오 소리가 시끄럽다”는 민원에 해당 공지사항을 올렸다고 해명했다.
9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서울 시내버스에 설치된 단말기 화면을 찍은 사진이 퍼졌다. 사진 속 버스 기사들이 사용하는 단말기에 ‘<서울시/운수사> 메시지: 라디오방송(교통방송) 절대 틀지 말 것’이라는 문구가 공지사항으로 올라왔다. 발신 시간은 8일 오전 10시30분쯤으로 보인다. 이 사진과 함께 ‘강남 일대를 운행하는 시내버스 25대에 해당 공지가 전파됐다’는 설명도 달렸다.
이를 두고 네티즌 사이에서 최근 TBS와 갈등을 빚고 있는 서울시의 지시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오 시장은 ‘김어준의 뉴스공장’ 등 TBS의 정치적 편향성을 지속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최근에는 ‘재정 독립’을 이유로 TBS 내년도 출연금을 123억원 삭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해당 버스를 운행하는 회사 측은 승객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공지사항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오해라고 해명했다.
업체 관계자는 뉴스1을 통해 “어제(8일) 오전 10시24분쯤 한 승객이 흥분한 상태로 ‘버스 탈 때마다 교통방송이 나오는데 소리가 너무 커서 불편하다’고 강하게 민원을 넣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해당 버스를 운행하던 기사 25명에게 이런 민원을 전달했다. ‘이러이러한 사정이 있으니 라디오 볼륨을 낮추라’는 취지로 공지사항을 보내려 했다”며 “그러나 단말기 공지사항 ‘글자 수 입력’(20자) 제한 때문에 ‘교통방송 틀지 말 것’이라고 축약돼 단정적으로 나갔다”고 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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