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이기 전에 한 사람의 남편”…다친 아내 간병한 이재명

입력 2021-11-09 20:05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아내 김혜경씨의 갑작스런 부상으로 9일 예정됐던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이 후보는 하루라도 아내를 간병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고 한다. 이 후보는 “아내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라며 “대선 후보이기 전에 한 사람의 남편이고 싶다”고 말했다.

이 후보 측은 이날 오전 “김씨가 낙상사고로 병원에 입원했다”며 “부득이 후보의 일정을 모두 취소할 수밖에 없게 된 점에 대해 양해를 구한다”고 밝혔다. 이날 이 후보는 가상자산 관련 청년 간담회, 청년 소방관과의 간담회, 전국여성대회 참석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었다.

선대위 배우자실장을 맡고 있는 이해식 의원은 “김씨는 새벽 1시쯤 자택에서 구토와 현기증, 일시적 의식소멸에 따른 낙상으로 119구급대에 의해 분당의 모 병원 응급실로 긴급 이송됐다”고 사고 경위를 설명했다. 쓰러지면서 신체 일부가 바닥에 부딪히며 열상을 입었고, 해당 부위 봉합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김씨는 낮 12시쯤 퇴원해 자택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

김씨는 대선 일정을 소화하면서 스트레스와 과로가 누적됐다고 한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겉으로 부각은 되지 않았어도 김씨도 물밑에서 만만찮은 일정들을 소화하던 중이었다”며 “사고가 났을 당시엔 거의 탈진한 상태였다”고 전했다.


이 후보는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김씨를 곁에서 간병했다. 이 후보는 “제가 인권운동, 시민운동, 정치에 뛰어드는 바람에 하지 않아도 됐을 고생을 많이 겪게 했다”고 아내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표했다. 이어 “제가 깨닫지 못하는 사이 몸을 축내고 있던 아내에게 평생 두고 갚아도 못 채울 빚을 지고 있다”며 “오늘만큼은 죄송함을 무릅쓰고 아내 곁에 있고 싶다”고 덧붙였다. 일정을 취소한 점에 대해선 “많은 분께 폐를 끼쳤다”며 사과했다.

한 민주당 중진의원은 “부상 정도가 심하지 않다고 하는데, 후보 일정을 모두 취소한 것은 이례적이기는 하다”며 “대선 관련 일정을 가볍게 여긴다는 오해를 사지 않도록 충분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10일부터 공식 일정을 재개할 예정이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선대위 3차 인선을 발표하며 국무위원을 제외한 국회의원 163명이 모두 참여하는 초대형 선대위 구성을 일단락지었다. MZ세대와의 소통 강화를 위해 구성된 청년플랫폼에는 이동학 최고위원과 전용기 오영환 이소영 장철민 김남국 의원이 배치됐다. 친문 핵심인 윤건영 의원은 홍기원 의원과 함께 외교통일정보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됐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