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 22일. 드디어 하나님의 은혜로 상가교회에서 단독교회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암담했다. 건축된 지 30년이 된 성전은 구석구석 곰팡이가 피어있고 거미줄이 걸려 있었다.
모두가 손 볼 곳이었다. 어느덧 2년이 지나고 교회가 부흥되는가 싶더니 예기치 않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우리의 예배 생활을 흔들어 놓았다.
그리고 힘겨운 2년이 다시 흘렀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예배의 기쁨을 잃지 않았던 것은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였다.
나는 몇 년 전부터 결혼학교를 위하여 기도해 왔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다음 세대를 향한 거룩한 근심이 나를 옥죄였기 때문이다. 이는 다음 세대를 향한 성령의 애타는 마음이시기도 하다.
15년 전 교회를 개척할 즈음엔 없었던 근심이다. 그런데 지금은 달라졌다. 어느덧 훌쩍 자라 청년이 된 우리의 자녀들이 측은하기만 하다.
결혼과 출산을 포기해야만 하는 현실 앞에서 그저 나이만 먹어가는 청년들을 보면서 마음이 저릴 뿐이다. 자녀들의 손을 잡고 교회에 와야 할 시기에 여전히 결혼을 포기한 청년들.
그로 인하여 주일학교는 비어가고 중·고등부 아이들이 자란 자리는 이미 텅 빈 지 오래다. 물론 나이만 먹어가는 미혼의 청년들도 교회에서 설 자리가 없다.
미래가 없다면 소망이 없다. 그래서 가슴이 답답하다. 기도하다가 문득 이러고만 있을 수 없다는 생각에 벌떡 일어났다. 다음 세대를 교회로 이끌어야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했다. 무언가 하지 않으면 하나님께 책망 들을 것만 같았다.
그래서 황급히 먼저 꼰대 같은 내 자신의 생각을 개조하기 시작했다. 부모의 세대가 자녀의 세대를 준비시키지 못한다면 교회의 미래도 없다. 아니 가정과 국가의 미래도 없다.
그래서 결단했다. 나는 과감하게 강대상을 치웠다. 그리고 고정관념에 묶여 있던 정장을 벗어 던지고 티셔츠와 청바지로 갈아입었다.
또한 다음 세대들과 함께하기 위하여 막혀있는 모든 벽도 허물었다. 그리고 담대하게 교회 리모델링을 선포했다. 코로나 팬데믹 현상으로 모든 교회가 어렵다.
우리교회 또한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어렵다고 그냥 있을 수만은 없었다. 그래서 빈손이지만 하나님께서 이루어 주실 줄 믿고 믿음으로 첫발을 내딛었다.
요즘 우리교회 권사님들의 공통적인 기도 제목이 있다. 바로 혼기를 놓친 자녀들의 결혼이다. 각 가정에 한두 명의 자녀가 결혼 적령기를 놓쳤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부모세대가 간절하다. 만년 청년으로 머물게 된 자녀들의 세대에 부모가 개입해서 그들의 삶을 변화시켜야 한다.
기도는 구하고, 찾고, 두드려야 하기에 청년들을 모아 놓고 만남을 주선하려 한다. 바로 그동안 기도하며 준비했던 결혼학교다. 결혼학교에서 할 일은 성경적 결혼관을 가르치고 성경적 삶을 가르쳐 행복하게 사는 법을 훈련 시키는 것이다.
물론 신앙 안에 살도록 이끄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올해 성탄절이 오기 전에 카페가 준비되면 수년간 기도하며 준비해 왔던 결혼학교를 아름다운 공간에서 멋지게 시작할 것이다.
다음 세대들과 미래의 교회를 준비하고자 결혼과 출산이라는 숙제를 이렇게 풀어가려고 한다.
지금까지 예배 드릴때 만 사용했던 교회, 주중에 무용지물이었던 교회가 다음 세대인 우리의 자녀들을 위한 공간으로 대변신하게 된다.
공부하는 학생들은 주 중에 친구들과 함께 교회에 와서 스터디 카페로 마음껏 사용하고, 예배시간 이외에 고요했던 교회는 더 이상 고요하지 않을 것이다.
부모세대의 헌신이 자녀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교회와 친밀해지게 하고 친구들을 인도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이제 코로나 팬데믹 때문에 움츠리고 있던 우리의 신앙을 다시 깨우며 다음 세대를 향하여 인천광민교회는 힘차게 전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