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똥싸움’ 바글바글 인도…코로나비극 또 오나 [포착]

입력 2021-11-10 02:08 수정 2021-11-10 02:08
인도 카르나타카주 벵갈루루에서 남쪽으로 180㎞ 떨어진 구마타푸라 마을에서 매년 열리는 '고레하바' 축제에서 남자들이 서로에게 소똥을 던지고 있다. 연합뉴스.

주먹만 한 크기로 뭉친 소똥을 가지고 눈싸움을 하는 인도 남성들. 인도에서 해마다 열리는 소똥 싸움 축제 현장의 모습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코로나19 사태 가운데 열린 축제 속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뒤엉킨 모습이 전 세계를 덮친 인도발 ‘델타 변이’의 기폭제가 된 홀리축제를 연상시켜서다.

8일(현지시간) NDTV 등 현지 매체는 지난 6일 인도 카르나타카주 벵갈루루에서 남쪽으로 180㎞ 떨어진 구마타푸라 마을에서 ‘고레 하바(Gore Habba)’라는 소똥 싸움 축제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남자들만 참여하는 이 축제는 마을 주민들이 소를 키우는 집에서 소똥을 가져와 공터에 쌓는 것부터 시작된다. 공터에 소똥이 쌓이면 힌두교 성직자가 축복한 뒤 행사에 참석하는 마을 남자들이 소똥을 주먹만 한 크기로 둥글게 뭉쳐서 준비한다.

암소를 신성시 하는 힌두교 문화 속에서 암소에서 나온 모든 것은 특별한 효능이 있다고 믿기 때문에 소똥을 더럽게 여기지 않는다. 특히 인도에서는 ‘소똥’이 정화와 치유의 힘이 있다는 믿음이 퍼져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일부 힌두교도는 소똥에 소독·치료 효과가 있다고 믿어 축제와 무관하게 매주 한 번씩 축사를 찾아가 소의 배설물을 온몸에 바른 뒤 우유나 버터밀크로 씻어내는 행위를 하기도 했다.

인도에서 '디왈리 축제'를 맞아 전국에 환한 불을 밝히고 있다. 2021.11.03. 연합뉴스.

소똥 싸움 축제는 인도 최대 축제로 꼽히는 디왈리 명절 기간 구마타푸라 마을에서 마지막을 장식하는 축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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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어둠을 이긴 것을 축하하는 힌두교 축제인 디왈리는 지난 4일 시작됐다. 9일까지 5일간 이어지고 있다. 이 기간에는 더 많은 빛을 밝히면 더 큰 행운이 찾아온다고 믿어 집마다 등불이나 초에 불을 켜고, 엄청난 양의 폭죽을 터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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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봄 인도에서 열렸던 ‘홀리 축제’가 코로나 델타 변이 확산의 기폭제가 됐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번 디왈리 축제가 또다시 대유행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채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