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발찌 살인’ 강윤성 “흉악범 아닌데…” 황당 발언

입력 2021-11-09 17:39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훼손하기 전후로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강윤성(56)이 지난 9월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기 위해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강윤성(56)이 공소장에 과장된 부분이 많다며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

강씨는 9일 서울동부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박상구) 심리로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강씨는 지난달 재판에서는 국민참여재판을 원치 않는다고 했었다. 강씨는 당시 “오늘 저한테 사형 선고를 내린다고 해도 아무 이의제기를 하지 않을 만큼 각오가 돼있다”고 했었다.

통상 사회적으로 공분을 산 강력사범의 경우 국민참여재판이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서 신청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일반 배심원의 시각이 반영되면 형량이 높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박 부장판사는 “배심원 시각에 따라 양형까지 판단하게 되는데, 이것도 다 고려한 것이 맞나”라며 재차 신청 의사를 확인했다. 강씨는 “그래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강씨가 의사를 번복함에 따라 국민참여재판 적정 여부를 심리해 다음 기일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강씨는 이날 입장을 번복한 이유에 대해 “1차 공판 당시 정신과 약을 복용하고 있어 정신이 몽롱했다”며 “(다시 보니) 공소장에 과장된 내용이 많다”고 답했다. 이어 “피해자분들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싶지 않아서 침묵하고 인정해왔다”며 “조금만 지나가도 ‘저 살인자 아니야’ ‘나쁜 XX 아니야’라고 한다”고 말했다.

강씨는 또 재판 말미에 “객관적으로 정말 저는 흉악범도 아닌데 그런 거 가지고 매도한다”고 울먹이기도 했다.

강씨는 이날 공소사실이 다르다고 주장하는 부분을 지목했는데 여성 두 명을 살해한 혐의 자체는 인정했다. 그는 피해자의 목을 조르며 넘어뜨릴 때 피해자가 자신의 급소를 잡았고 급한 마음에 칼을 꺼냈다며 공소장에 기재되지 않는 내용을 진술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2일 오전 10시 공판준비기일을 다시 열 예정이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