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열차가 북·중 접경지를 잇는 압록강 철교를 건너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북·중 열차 교류 재개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본격적인 열차 운행 재개인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며 관련 동향을 주시 중이다. 코로나19 사태로 2년 가까이 문을 걸어 잠근 북한은 교역 재개를 계기로 자칫 코로나가 유입될 것을 우려해 방역 고삐를 더욱 조이는 모양새다.
통일부 당국자는 9일 “북·중 간 열차 운행 관련 동향을 유관부서와 함께 지켜보고 있다. 운행 재개인지는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면서 “열차의 지속적인 운행, 세관업무 정상화 등이 같이 진행되는지를 보고 종합적으로 재개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오후 북한 열차가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둥을 잇는 압록강 철교를 건너는 모습이 포착됐다. 북한이 코로나 차단을 위해 지난해 1월 국경을 봉쇄한 이후 처음이다. 이날 포착된 열차는 시범 운행이었던 것에 무게가 실린다.
정부는 북·중 간 실무협의나 열차 시범 운행 준비 동향, 현지에서의 물자 운송, 세관업무 준비 동향 등을 토대로 북·중 간 열차 운행 재개를 위한 준비가 마무리단계에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11월 중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둥 간 화물열차 통행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다.
올해 들어 해상 운송을 통한 북·중 교역은 많이 늘었지만, 북한의 최대 무역통로인 국경지대는 계속 막혀 있었다. 다만 열차 운행이 재개된다 해도 중국 내에서 여전히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어 교역은 제한적인 수준에서 비정기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교역 재개 움직임과 맞물려 북한은 코로나 방역의 고삐를 더욱 조이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보건기관들에서 감기를 비롯한 호흡기성 질병 환자들을 빠짐없이 찾아 치료하기 위한 대책도 철저히 세워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조선중앙방송도 호흡기성 질병 환자들을 빠짐없이 찾아 치료하는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동안 북한은 일반 주민들이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사용하도록 선전하는 사업이나 기업·공장에서의 소독 작업 강화에 주력해 왔다. 기침·가래 등 호흡기 증상을 보이는 코로나 의심 환자들을 찾아 조처하라는 지침은 지금까지 거의 나오지 않았었다.
북한이 겨울철로 접어드는 시기에 국경을 제한적으로 개방하려다 보니 방역을 더욱 강화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아 집단 면역이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칫 바이러스가 유입되면 순식간에 번질 위험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