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당 1200원?” 환율 시스템 오류 해프닝에 ‘발칵’

입력 2021-11-09 12:32 수정 2021-11-09 12:56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185.2)보다 2.1원 하락한 1183.1원에 마감한 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뉴시스

원·달러 환율이 9일 개장을 앞두고 단순 오류로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1200원까지 급등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오류는 개장과 함께 바로잡혔다.

원·달러 호가는 이날 오전 8시쯤부터 30분가량 인베스팅닷컴을 포함한 일부 외환 정보 웹사이트와 단말기 화면에서 달러당 1200원 이상으로 표시됐다. 이는 전 거래일 현물환 시장 종가인 1183.10원, NDF 최종 호가 1181.70원보다 20원 가까이 오른 금액이다. 환율 급등을 일으킬 만한 대외 재료는 없었다.

9일 오전 외환 정보사이트 인베스팅닷컴 화면 캡처

투자자들은 개장을 앞둔 이른 아침부터 발칵 뒤집혔다. 주식 투자 커뮤니티에선 “다른 나라 통화는 다 제자리인데, 아직 공개되지 않은 악재가 있는 것인가” “누가 환율 상황을 설명해 달라” “오늘 환전하려 했는데 무슨 일인가”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코스피·코스닥 개장 실황 생중계를 준비하던 한 유명 유튜버는 “무슨 일이 있는 것 같다”며 놀랐다.

실제 환율은 달러당 1200원까지 치솟지 않았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 거래일 종가보다 1.6원 내린 1181.5원으로 출발했다. 실거래가 이뤄지는 역외 전자중개서비스(EBS) 단말기와 국외 통신사 단말기상 문제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잘못 표시된 환율은 외국계 은행 싱가포르 지점에서 발생한 시스템 오류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감독원 외환감독국 관계자는 “달러 인덱스가 떨어진 상황에서 알려진 이슈가 없이 미국 뉴욕 시장 마지막 호가와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표시됐다”며 “디미스 사태는 종종 있지만 잘못 입력된 정보가 실제로 반영된 것은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기관의 외화 유동성 상황을 점검한 결과 금융기관 유동성에 미친 영향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