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상위 20% 아파트값, 文정부에서 2배 올랐다

입력 2021-11-09 10:53 수정 2021-11-09 11:30
지난 2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전경. 뉴시스

올해 수도권 아파트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수도권 상위 20% 아파트값이 사상 처음으로 15억원을 돌파했다. 문재인정부 출범 당시와 비교하면 2배 넘게 가격이 뛴 것으로 집계됐다.

9일 KB국민은행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5분위(상위 20%) 아파트값은 평균 15억307만원을 기록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후 최고치다.

수도권 5분위 아파트값의 상승세는 기록적이다. 2019년 8월 10억297만원으로 평균 10억원을 처음 넘겼다. 지난해 2월 11억359만원을 기록하며 반년 만에 1억원이 올랐다.

이후 7개월 만인 지난해 9월(12억1991만원) 12억원을 넘었고, 이후 불과 4개월 만인 올해 1월(13억1326만원) 13억원도 돌파했다.

또 5개월 만인 지난 6월 14억원을 넘겼다. 이어 4개월 만인 지난달 15억원선을 돌파한 것이다.

1년 전인 지난해 10월(12억2754만원)과 비교하면 2억7553만원이 상승했다. 문재인정부가 들어선 2017년 5월의 7억2133만원과 비교하면 2.1배 가까이 올랐다.

아파트값이 15억원을 넘어서면 주택담보대출도 불가능하다. 정부는 지난 2019년 ‘12·16 대책’을 통해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내 시가 15억원 이상 아파트에 대해서는 매입 시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했다.

서울지역 중위 가구의 소득과 집값 격차도 사상 최대치로 벌어졌다. 지난 2019년 6월 기준 12.9였던 ‘연 소득 대비 주택구매가격 비율’은 2년 만인 올해 6월 1.85로 급등했다.

연 소득 대비 주택구매가격 비율은 주택 가격을 가구 소득으로 나눈 것이다. 서울에서 소득과 주택가격이 중간 수준인 3분위를 기준으로 했을 때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8년6개월을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수도권 아파트값의 가파른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일 조사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수심리는 8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대출 규제 강화 및 집값 상승에 따른 피로감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매수심리가 줄면서 아파트값 상승 폭도 둔화하고 있다. 지난 1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 주간 상승률은 0.15%로 지난주보다 0.01% 포인트 떨어졌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