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어준씨가 오세훈 서울시장의 TBS교통방송 예산 삭감안에 대해 “폐활량을 늘려주기 위해 산소 공급부터 중단하겠다는 것”이라며 비판했다.
김씨는 9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시작하면서 “뉴스공장이 올해 마지막 청취율 조사에서 이전보다 더 큰 격차로 다시 한번 1위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프로그램은 2018년 이래 전체 1위를 계속하고 있는데 올해 서울시는 TBS라디오 본부 예산 96.1%를 삭감한 예산안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안 그래도 희귀했던 TBS 사장님의 모발이 더 외로워지고 있다. TBS 사장님의 외로운 모발에 (노래를) 띄운다”며 1987년 발표된 가수 구창모의 노래 ‘외로워 외로워’를 틀었다.
김씨는 노래가 끝난 뒤에도 “오 시장은 예산 삭감 이유로 TBS 재정 자립, 언론독립을 위해서라고 한다”며 “그런 뜻이라면 방송통신위원회가 상업광고를 허용하도록 힘을 보태 주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이어 “예산부터 먼저 삭감하면 어떻게 독립을 하느냐”고 비판했다.
김씨는 지난 2일에도 방송에서 “저희가 광고를 못 받게 돼 있는데 예산을 다 자르면 방법이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서울시는 내년도 TBS 출연금을 올해 375억원에서 약 123억원 삭감한 252억여원으로 편성한 예산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이 중 TBS 라디오본부 예산안은 96.1% 삭감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TBS는 수입의 70% 이상을 출연금에 의지하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1일 “(TBS가) 독립된 언론의 힘으로 정부 정책이나 서울시 정책에 대해 가감 없는 비판, 대안 제시를 하려면 재정 자립이 가장 선행돼야 하고 그 힘은 광고 수입으로부터 나온다”며 예산안 삭감 배경을 밝혔다.
서울시가 제출한 예산안이 시의회에서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시의회는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