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를 둔 40대 가장이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 이후 숨지자 아내가 방역 당국의 대처를 질타했다.
8일 청와대 국민청원 인터넷 게시판에 따르면 지난 6일 ‘43세 두 아이의 아빠가 모더나 2차 접종 후 하루도 지나지 않아서 사망했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이날까지 이 청원 글에는 7500명 이상이 동의했다.
사망자의 아내라고 밝힌 글쓴이는 “남편은 하는 일이 건설 쪽이라 백신을 맞지 않으면 현장 출입이 제한돼 접종할 수밖에 없었다”며 “1차 접종 후 20일이 지난 뒤부터 가슴과 귀의 심한 통증으로 힘들어해 약을 지어 먹었다”고 말했다.
이어 “남편이 2차 접종을 예약한 병원에 그동안 증상과 약 복용 내역 등을 말했으나 접종이 가능하다고 했다”며 “후유증으로 백신을 맞고 싶지 않았지만, 부작용을 호소해도 2차 접종이 가능하다는 게 현재 상황이라 어쩔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글쓴이는 “남편은 평소 잠을 늦게 잤는데 접종 날에는 아이들과 자려고 방으로 일찍 들어왔고 첫째의 등을 쓸어줬다”며 “다음 날 아침 8시쯤부터 증상이 심해져 괴로워하던 남편은 구급차에 실려 병원에 도착했지만, 심정지가 왔다”고 덧붙였다.
인천시에 따르면 사망자 A씨(43)는 인천시 서구 모 병원에서 지난 9월 19일 모더나 백신 1차 접종을 한 데 이어 지난달 24일 2차 접종을 했다. 그는 평소 고혈압 증세로 관련 약을 먹고 있었으나 다른 지병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2차 접종을 한 다음 날 오전 7시쯤부터 오한과 가슴 통증 등을 호소했으며, 같은 날 오전 9시30분쯤 119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특히 글쓴이는 “백신 접종 후 이상 증상이 생기면 진료를 받으라고 하면서 막상 증상이 생겨 내원하면 추가 접종이 불가능하다는 소견서를 어디서도 발급해주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현재 A씨의 사망과 백신 접종 간 인과 관계에 대해 역학조사 중이며 조사가 끝나면 질병관리청에 자료를 넘길 예정”이라고 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