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성인 10명 중 8명 최소 1개 이상 가짜뉴스 혼동

입력 2021-11-09 06:39

미국 성인 10명 중 8명은 최소 1개 이상의 코로나19 가짜뉴스를 사실로 믿고 있거나, 가짜라는 확신을 갖지 못한 것으로 8일(현지시간) 나타났다. 코로나19 가짜뉴스에 대한 신뢰도는 응답자들의 정파적 성향에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카이저가족재단(KFF)은 코로나19 사망자 조작설, 마이크로칩 통제설, 유전자조작설 등 대표적인 가짜뉴스 8개를 선정해 이에 대한 인식 수준을 알아보는 설문을 최근 진행했다. 그 결과 적어도 1개 이상의 가짜뉴스를 사실로 생각하거나, 사실 여부를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78%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이날 밝혔다.

‘정부가 코로나19 사망자 수를 과장하고 있다’는 정보를 접한 응답자는 60%에 달했다. 성인 10명 중 6명이 가짜뉴스에 노출돼 있었던 셈이다. 그런데 이를 사실이라고 믿는 비율은 38%, 사실인지 아닌지를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22%에 달했다.

응답자 39%는 ‘임산부는 백신을 접종해선 안 된다’는 정보를 접했다. 이 중 17%는 이를 사실로 믿었고, 22%는 사실 여부를 확신하지 못했다. 응답자 35%는 ‘백신 접종으로 인한 사망이 정부에 의해 숨겨졌다’는 정보에 노출됐는데, 18%는 이를 사실로 받아들였다. 17%는 사실인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코로나19 백신에 마이크로칩이 숨겨져 있다’거나 ‘백신이 유전자를 바꿀 수 있다’는 허황된 내용을 믿는 사람도 각각 7%, 8%에 달했다. 이를 가짜뉴스라 확신하지 못하는 비율도 각각 17%, 13%나 됐다.

더힐은 “이번 여론 조사는 코로나19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얼마나 멀리 퍼져있는지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가짜뉴스에 대한 응답자들의 신뢰 수준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력과 정치 성향 등에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백신 미접종자 중 64%는 가짜뉴스 4개 이상을 믿거나 가짜라는 확신을 갖지 못했다. 반면 백신 접종자 사이에서는 이런 비율이 19%에 불과했다. 정당 성향별로는 공화당 지지자 사이에서 가짜 뉴스 신뢰도가 46%로 나타났고, 민주당 지지자 중에는 14%로 조사됐다.

KFF는 “코로나19 팬데믹과 관련한 잘못된 정보에 대한 믿음이 널리 퍼져 있다”며 “백신접종을 하지 않은 성인과 공화당 지지자들이 백신 접종 성인과 민주당 지지자들보다 가짜뉴스를 믿거나 확신하지 못한 비율이 월등히 높다”고 지적했다.

응답자 28%는 ‘동물 구충제 이버멕틴은 코로나19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뉴스를 신뢰하거나 가짜인지 잘 모르겠다는 답을 했는데, 이 중 44%는 공화당 지지자였다. 민주당 지지자는 10%에 그쳤다.

선호하는 미디어 성향도 가짜뉴스에 대한 신뢰 수준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극우 성향의 뉴스맥스,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를 신뢰한다고 답한 응답자 46%, 36%는 가짜뉴스 4개 이상을 믿거나, 가짜라는 확신을 갖지 못했다. 반면 CNN, NPR, 지역 TV뉴스 등을 신뢰하는 사람 중에서는 이런 비율이 20% 미만으로 떨어졌다.

카이저가족재단은 “미국의 미디어 환경은 최근 몇 년간 점점 더 양극화됐으며, 민주당 지지자들과 공화당 지지자들은 각자 완전히 다른 뉴스 소스를 신뢰하고 있다. 코로나19 정보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