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민, 있지도 않은 이재명 비위 제보해달라 했다”

입력 2021-11-09 01:15 수정 2021-11-09 01:31

지난달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조폭 연루설’ 근거인 20억원을 마련한 인물로 지목된 이준석 전 코마트레이드 대표가 “국제마피아파 출신 박철민(31·수감)씨 측이 ‘10억원 정도 사업 자금을 도와드리겠다’며 있지도 않은 ‘이재명 지사님 비위 사실을 공익제보를 해줘라’라고 제안했다”고 폭로했다.

이 전 대표는 8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지난 8월 박씨 측으로부터 등기 서신을 받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당시 지사직을 유지하며 피감기관장으로 국감을 받고 있던 이 후보를 향해 “국제마파아파 조직원인 박철민씨가 2015년쯤 이 지사에게 20억원을 건넸다”는 주장과 함께, 그 근거로 박씨로부터 받았다는 진술서와 현금다발 사진을 공개해 파장이 일었다.

이 과정에서 이 전 대표의 이름이 언급됐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는 뉴스공장과 전화 통화에서 “(박씨와는) 개인적인 친분이 없고 따로 만난 적도 없다”며 “(박씨는) 우리 회사 직원도 아닐 뿐더러 전혀 개인적인 관계가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밖에다 한번 물어봤더니 3개월간 제 수행기사를 했던 회사 직원, 물류창고에서 일했던 직원과 셋이서 친구라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박씨가 이 전 대표의 변호사에게 보낸 7~8건의 편지에는 돈다발 사진 및 박씨의 국민의힘 행사 참여 사진이 들어 있었다”면서 “‘윤석열 후보가 당신을 도와줄 것’ ‘국민의힘 검증팀에서 당신의 비리를 다 검증해놨기 때문에 협조를 안 하면 다칠 것’이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이번 인터뷰에 나선 배경에 대해 “제가 이건 좀 밝혀야겠다고 마음먹은 건 저희 집사람이 저한테 ‘당신 이거 진짜야?’라고 물어보는데 무너지더라”며 “가족들이 이렇게 생각할 정도면 일반 사람들은 진짜 줬다고 믿겠구나. 가족들이 엄청 많이 시달렸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는 누구의 편도 아니고, 누구를 비방하고 싶지도 않고, 돕고 싶지도 않다. 제가 도울 수 있는 것도 없다”며 “사실이 아닌 게 계속 확대 재생산되는 부분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지난 9월 KBS는 지난 2018년 서울중앙지검 강력부가 인터넷 불법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를 받는 이 전 대표를 수사하면서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의 비위를 진술하라고 압박하고, 이 전 대표가 응하지 않자 이 전 대표 가족 등에 대한 ‘먼지털이식 수사’를 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한편, 박씨는 공동공갈, 폭행 등의 혐의로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받고 현재 수원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다.

여성 지인들과 공모해 남성들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 뒤 성폭행 및 성추행이라며 합의금 2억원도 받아냈다.

또 과거 구치소 재소 시 동료 재소자에게 구형 선처를 받아주겠다며 1억9000만원을 챙겨 유죄 판결을 받았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