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설문에 눈치 싸움…테슬라, 개장 전 ‘급락’

입력 2021-11-08 21:51 수정 2021-11-08 21:54
AP/연합뉴스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0) 일론 머스크가 보유 주식 매각을 두고 공개 설문을 진행한 가운데 8일(현지시간) 테슬라 주가가 급락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뉴욕 증시 개장 전 프리마켓 거래에서 테슬라 주가는 금요일인 지난 5일 종가 1222.09달러에서 7.5% 하락했다.

개장을 2시간 앞둔 오전 7시30분 현재 하락폭은 다소 줄었으나 여전히 4% 이상 떨어진 주가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에만 약 50% 상승한 테슬라 주가는 지난 1일 1200달러를 돌파해 ‘천이백슬라’ 고지를 밟았다.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테슬라 주가가 갑자기 출렁이는 데에는 머스크의 트위터 설문 조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는 지난 6일 오후 트위터에 “최근 들어 미실현 이익이 조세회피 수단이 되고 있다는 것과 관련해 많은 논의가 있었다. 이에 내 테슬라 주식 10%를 매각하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적고 주식 매각을 지지하는지 묻는 설문을 올렸다.

그는 어떤 결론이 나오든 설문 결과를 따를 것이며, 보유 재산이 주식뿐이라 세금을 내려면 주식을 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24시간 진행된 이번 설문에는 총 351만9252명이 참여했으며 57.9%가 찬성, 42.1%가 반대 의견을 냈다.

머스크는 테슬라 주식 1억7050만 주를 보유 중이며 이 중 10%는 5일 종가 기준 210억 달러(약 25조원)에 달한다.

설문 결과에 따라 머스크가 10% 주식을 매각하게 되면 대규모 물량이 시장에 풀리면서 주가도 하락할 전망이다. 이런 사태에 미리 대비하려는 투자자들로 인해 개장 전부터 주가가 급락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머스크가 주식 매각을 언급하는 이유로는 민주당이 상원에서 추진 중인 일명 ‘억만장자세’가 거론된다. ‘억만장자세’는 주식, 채권과 같은 자산의 미실현 이익에도 최소 20%의 세율을 적용하는 내용이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