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요소수 품귀 사태로 물류 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중국의 외교 소식통은 8일 “한국 정부가 각 레벨에서 중국 정부에 빠른 수출 통관을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요소수의 주원료인 요소에 대한 수출 전 검사를 의무화하는 방식으로 수출 제한에 나서면서 국내 요소수 품귀 현상이 빚어졌다.
이 소식통은 “주중 한국 대사관이 주중 주말 가리지 않고 총력을 기울여 중국 측에 협조 요청을 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통관을 언제 풀지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한국 정부 요청에 “연구 검토 중”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관세 당국인 해관총서는 지난달 15일 요소 등 비료 품목에 대한 수출 검역 관리 강화 조치를 발표했다. 중국이 사실상 수출 제한에 나서면서 요소 수입량의 3분의 2를 중국에 의존해온 한국이 직격탄을 맞았다.
요소수 품귀 사태는 미·중 외교 갈등이 한국 경제에 타격을 준 사례로도 거론된다. 중국이 요소 수출을 제한하게 된 배경 중 하나가 호주와의 갈등이기 때문이다. 호주는 5G 네트워크 구축 과정에서 안보상의 이유로 중국 최대 통신 장비 업체인 화웨이 제품을 배제했고, 코로나19 기원 조사를 요구하며 중국과 각을 세웠다. 중국은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지난해 10월 호주산 석탄과 목재, 와인 등을 수입 금지했다. 이에 더해 최근 중국 내 석탄 생산량도 줄어들면서 석탄을 원료로 하는 요소 수급에 차질이 빚어졌다. 호주는 미국이 주도하는 대중 안보 협의체 쿼드(Quad)와 오커스(AUKUS)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이번 주 안으로 군 수송기를 동원해 호주에서 요소수 2만7000리터를 수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요소수 품귀 사태를 해결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물량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