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때아닌 ‘파리떼·하이에나 감별’ 논란

입력 2021-11-08 17:26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운데)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준석 대표(왼쪽)로부터 비단주머니를 받고 발언하고 있다. 2021.11.8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내부에서 8일 뜬금없이 ‘하이에나·파리떼 감별’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석 대표가 “윤석열 대선 후보 주변에 권력욕을 부추기는 하이에나가 있다”는 취지로 말했던 것이 단초가 됐다. 이에 대해 일찌감치 윤석열 후보를 돕기 시작했던 윤석열캠프 내에서 “내가 하이에나냐”는 반발이 터져 나온 것이다. 선거대책위원회 구성과 그 주도권을 놓고 캠프와 당 사이의 파워게임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윤석열 경선캠프에서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았던 김영환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 대표에게 하나만 묻겠다”며 “나는 파리떼인가, 하이에나인가”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제 아이와 며느리, 곧 가족이 될 사위에게 혈통을 알려줘야 한다”며 “윤석열 캠프에 파리떼가 모이고 하이에나가 우글거린다고 하니 옷깃을 여미고 저 자신을 돌아본다”고 비꼬았다.

김 전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에 발탁돼 민주당 국회의원, 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낸 여권 출신 인사다. 민주당에서 4선 고지를 밟았지만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했고, 2018년 지방선거 이후 미래통합당으로 적을 옮겼다.


하이에나, 파리떼 논란은 이 대표의 발언으로 시작됐다. 이 대표는 지난 6일 언론 인터뷰에서 “저는 (윤 후보 주변의) 하이에나를,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파리떼를 언급했다”며 “(윤 후보는) 전·현직 당대표가 어느 지점에서 우려를 가졌는지 잘 전달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윤 후보 입당 직후인 지난 8월 “후보들 곁에 권력욕을 부추기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밝고 긍정적인 멧돼지와 미어캣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전 위원장 역시 9월에 “파리떼에 둘러싸여 5개월 동안 헤맨 것이 윤 전 총장의 현주소”라고 쓴소리를 했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일제교육 도입방안 모색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2020.07.17

당 안팎에서는 이권을 목적으로 윤 후보 캠프에 몰려든 인사들을 과감하게 정리해야 한다는 뜻으로 이 대표 발언을 받아들이는 시각이 많다. 특히 윤 후보 캠프가 비대해 의사소통 및 의견 조율이 원만하지 않다는 얘기는 그간 자주 나왔다. 김 전 위원장도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캠프에는 후보가 대통령되면 덕 보지 않을까 하는 ‘자리 사냥꾼’들만 모이게 돼 있다”며 “그런 사람들을 제대로 선별 못하면 당선에도 문제가 있을 뿐 아니라 당선이 된다 해도 많은 문제를 야기 한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는 이날 권성동 의원을 후보 비서실장으로 임명하며 선대위 구성 작업에 착수했다. 윤 후보는 의원총회에서 “(의원) 여러분께서 한 분도 빠짐없이 선대위에 참여해 달라”며 ‘용광로 선대위’ 구성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선대위 핵심 보직을 놓고 주도권 싸움이 벌어질 거라는 게 당내 중론이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향후 공천 등 한자리를 바라고 윤 후보에게 몰려든 사람들이 많다”며 “능력은 따라주지 않는데 과도한 욕심을 부리는 사람들이 많으면 항상 잡음이 나게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문동성 손재호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