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위드 코로나’를 맞아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등 ‘동네 상권 살리기’ 패키지 정책을 발표했다. 코로나19로 고통받고 있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위해 상권 집중 육성, 소비 촉진 견인, 경영 안정의 세 갈래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8일 서울 서대문 홍제골목 상점가와 인왕시장 일대를 방문해 “단계적 일상회복에 돌입했지만 아직도 그 고통은 끝나지 않은 상태”라며 “당장 운영자금 부족으로 고통스러운데 하루하루 생업에 몰두하느라 대출받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고통의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이른 시일 내에 찾아가는 대출 서비스를 비롯해 어떻게 하면 편리하게 금융을 받을 수 있을지 방법을 강구하겠다”며 “꾸준히 피가 돌도록, 돈이 돌도록 하는 정책을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달부터 내년 12월까지 동네 상권을 살리기 위한 집중적인 대책을 시행한다. 먼저 로컬브랜드를 집중 육성키로 했다. 연남동·성수동처럼 이름이 알려진 지역 100곳은 ‘강화 지구’로,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지만 잠재력이 있는 상권 100곳은 ‘촉진 지구’로 지정해 노후 환경을 개선하고 스타 가게 육성 등 활성화 정책을 편다. 우선 내년 촉진 지구 10곳, 강화 지구 2곳을 선정해 62억원을 쏟아붓는다.
골목 상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청년 창업가도 육성한다. 창업경진대회 등을 통해 100명을 선발, 1인당 최대 5000만원을 지원하고 우수 아이템을 가진 예비 창업가에게는 추가로 5000만원을 융자해주기로 했다.
소비심리 회복을 위해 할인과 페이백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잇달아 개최한다. 다음 달부터 내년 1월까지 네이버, 쿠팡이츠 등 온라인플랫폼을 통해 전통시장 상품을 할인 판매하고, 5만5000명에게는 10% 페이백을 주는 ‘전통시장 문전성시 특판전’을 연다. 또 다음 달에는 소상공인의 다양한 상품을 대형 온라인쇼핑몰에서 10~20% 할인 판매하는 ‘슈퍼 서울위크’도 개최한다. 내년엔 서울 어디서나 사용 가능한 ‘광역사랑상품권’도 발행키로 했다.
경영 안정 지원을 위해서는 각종 금융지원책을 총동원했다. 위드 코로나로 매출 상승이 기대되는 상황이지만 쌓인 빚 때문에 재기 불능 처지에 놓인 소상공인을 돕기 위해서다. 무이자·무보증료·무담보·무 종이서류로 이뤄진 ‘4무(無) 안심금융’에 지난 6월 2조원에 이어 이달 3000억원을 추가 지원했다. 금리 인상기 대출 이자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시가 금리 인상분만큼을 지원해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탈 수 있도록 하는 장기 저리 금융지원책에도 내년 2조원의 재원을 책정했다.
이밖에 고금리 다중채무자를 위한 대환대출(1000억원), 대출금 상환 유예 및 만기연장(6000억원) 등도 추진해 저신용 소상공인을 돕는다. 한영희 서울시 노동·공정·상생정책관은 “동네 상권이 활력을 찾고 소상공인들도 빨리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현장 중심의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