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50·남아프리카공화국)가 소통창구로 활용하는 트위터에서 대화명을 ‘로드 에지(Lorde Edge)’로 변경했다. 테슬라 주식 10% 매각에 대한 의견을 트위터에 묻고 찬성 우세로 답변을 받는 과정에서 나타난 변화다. 가장 눈에 띄게 포착된 머스크의 변화를 놓고 심적 동요가 생긴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머스크는 8일(한국시간) 트위터 대화명을 ‘로드 에지’로 변경하면서 의미나 배경을 설명하지 않았다. 변경 전까지 사용한 대화명은 자신의 영문 이름(Elon Musk)이다. 머스크는 자신의 얼굴,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 로켓이나 화성 표면 등으로 프로필 사진을 수시로 변경해왔지만 대화명만은 대체로 자신의 이름에서 변경하지 않았다.
머스크의 트위터 대화명 변경은 타임라인에서 분분한 해석으로 이어졌다. 머스크의 사랑을 받는 암호화폐(가상화폐) 도지코인의 공동 창시자인 빌리 마커스는 ‘시베토시 나카모토’라는 대화명으로 활동하는 트위터에 “‘도지 어르신’(elder doge)의 앙그램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앙그램은 기존 단어에서 철자를 재조합해 본의를 숨긴 단어를 뜻한다. 머스크가 ‘로드 에지’라는 대화명으로 도지코인에 대한 관점을 은유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머스크가 자신의 테슬라 주식 10% 매각을 놓고 트위터상에 붙인 투표 결과에 허무감을 드러냈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머스크는 지난 7일 트위터에 “실현되지 않은 이익을 조세회피 수단으로 보는 주장과 관련해 많은 논의를 거쳤다. 내가 보유한 테슬라 주식 10%를 매각하는 안건을 묻는다”며 ‘찬성(Yes)’과 ‘반대(No)’를 택할 수 있는 투표를 24시간 동안 진행했다.
트위터 회원 351만9252명의 참여를 끌어낸 이 투표에서 주식 매각에 찬성하는 의견은 57.9%로 과반을 넘었다. 반대는 42.1%로 집계됐다. 머스크는 트위터 투표에 앞서 “어떤 결론이든 결과에 따르겠다”고 약속했다. 약속대로면 주식을 매각해야 한다.
머스크는 테슬라 주식 1억705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그중 10%를 매각하면 지난 6일 마감 종가(1222.09달러)를 기준으로 약 210억 달러, 우리 돈으로 25조원에 가까운 현금을 손에 쥐게 된다. 하지만 주식 매각에 따른 이익의 일부를 세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머스크에게 테슬라 주식 현금화는 마냥 달갑지 않을 수 있다.
미국 온라인 매체 미디어에이트는 머스크의 테슬라 주식 10% 매각 투표 과정을 소개하면서 “‘로드 에지’는 격렬한 반응을 일으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충격적이거나 허무주의적인 생각을 드러내는 사람을 가리키는 ‘에지로드(edgelord)’를 재조합한 말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