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 9년 빨리 급성 심근경색 걸린다

입력 2021-11-08 15:07 수정 2021-11-08 15:11
국민일보DB

흡연자는 나이가 적더라도 비흡연자보다 심혈관질환과 폐암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흡연자가 비흡연자 보다 9년 정도 빨리 급성 심근경색에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폐암은 흡연자에서 비흡연자보다 2.7배 이상 많이 발생했다.

심혈관질환과 폐암 예방을 위해선 나이에 상관없이 금연이 최선이라는 지적이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최익준 교수(교신저자), 이수남 성빈센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제1저자) 연구팀은 2004~2014년 가톨릭중앙의료원(CMC) 산하 8개 병원과 전남대병원에 심장 관상동맥 중재술을 받은 급성 심근경색증 환자 1만683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흡연자의 평균 나이는 59세, 비흡연자는 평균 68세로 흡연자가 평균 9년 빨리 급성 심근경색증에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혈관 위험요인에 대해 성향 점수를 매칭한 후 흡연자의 5년간 장기 예후를 비교한 결과에서도 전체 사망률은 24%, 심장 원인 사망률과 주요 심혈관 사건(MACE) 발생률은 각각 19%, 13% 증가했다. 폐암은 흡연자에서 비흡연자보다 2.75배 더 많았다.

흥미로운 점은 흡연자에서 고혈압, 당뇨병, 만성 신부전, 뇌졸중, 심장 스텐트 삽입술 등의 과거력을 가진 빈도가 비흡연자에 비해 더 낮았다는 점이다.

최 교수는 이에 대해 8일 “흡연자들은 고혈압, 당뇨병, 만성 신부전,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의 위험인자를 더 적게 갖고 있고 나이가 훨씬 젊더라도 심근경색이 발병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흡연자와 비흡연자를 단순히 비교했을 때는 흡연자의 사망률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젊은 나이와 여러 심혈관질환의 위험인자를 동반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사망률이 더 낮아 보이는 이른바 ‘흡연자의 역설(smoker’s paradox)’로 설명이 된다”고 말했다.

또 “이번 연구를 통해 급성 심근경색증 환자의 흡연과 암 발병, 특히 폐암과의 높은 상관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나이가 젊더라도, 또 고혈압 당뇨병 만성신부전 같은 심혈관 위험인자가 없더라도 흡연이 심혈관질환의 예후를 악화시키고 폐암 발생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심장학회지(Korean Circulation Journal) 최근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