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사냥꾼 모여”… 김종인, 윤석열 선대위 개편 요구

입력 2021-11-08 14:13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뉴시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대선후보의 선대위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자리 사냥꾼’이라는 표현을 쓰며 “어떤 사람이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하면 우후죽순처럼 사람들이 많이 모인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 캠프의 현재 인력 유지 흐름에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내비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전 위원장은 8일 한 방송 유튜브 채널에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특별 대담 형태로 출연해 “(선대위 구성을) 냉정하게 생각해서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윤 후보가 당심에선 상당한 격차로 이겼지만 일반여론조사를 보면 11%(포인트) 가까이 차이로 졌다. 그러면 그게 뭘 의미하는지 깨닫고 앞으로 본선을 위해 어떤 형태의 선대위 구성을 해가야 할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 그의 등판에 앞서 윤 후보와의 힘겨루기가 표출된 양상이다. 다만 선대위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을지 묻는 말에는 “아직은 내가 제의받은 적이 없고, 윤 후보로부터도 아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게 될 것 같으면 선거를 책임지고 승리로 이끌 수 있는 확신이 있어야 할 것 아닌가”라고 되물으며 “선대위가 어떤 모습을 보일 것인가 하는 그림을 제시해야 판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까지 여러 차례 대선을 경험해봤는데 대선에 입후보하는 분들을 보면 공식 후보가 되기 전과 공식 후보가 된 다음에 사람이 좀 변하는 성향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윤 후보를 겨냥한 발언으로 읽힌다.

그러면서 캠프의 인력 구성 신중히 해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혹시나 대통령 되면 무슨 덕을 보지 않을까 (하는) 이런 사람들만 모이게 돼 있다. 그런 사람들을 제대로 잘 선별 못 하면 후보 당선에도 문제가 있을 뿐 아니라 당선이 된다 해도 많은 문제 야기한다”는 게 김 전 위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과거 정권에서도 많이 경험해봤다”고 회상하며 “윤 후보가 지금 냉정하게 판단할 것은, 지금의 캠프가 자기를 후보 만드는 데 기여했다는 책무감에서 이 캠프를 갖고 대선 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면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사실상 선대위의 전면적 개편을 요구한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 스스로 뭘 해야 하는지 인식을 철저히 해야 한다”며 “처음 선대위 인적 구성을 어떻게 할 것인가, 다음엔 대통령 후보로서 비전을 어떻게 제시할 것이냐를 제대로 해야만 지금 일어나는 제반 문제를 흡수해 내년 본선에 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선 과정에서 상당한 변화가 있었는데 후보 나름대로 변화를 보여주지 않으면 이 사람들이 따라오질 않는다”며 “과연 어떤 인물들이 선대위 구성하는 것이냐에 대한 아주 세심한 고려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전 위원장은 ‘내일 대선을 치른다면’이라는 질문에는 “현재 상황에선 윤이 훨씬 유리하다”고 답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