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대란에 군 ‘비축 물량’ 20만 리터 방출 검토

입력 2021-11-08 13:26 수정 2021-11-08 14:27
요소수 대란이 한창인 7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에서 요소수 품절 안내문이 붙어 있다. 최현규 기자

중국발 요소수 품귀 사태에 정부가 군의 비축물량 일부를 민간에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8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국방부는 군이 비축한 요소수 중 일부를 민간에 한시적으로 대여하는 방안을 관계부처 등과 협의 중이다. 구체적인 물량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최대 200t, 약 20만ℓ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호주에서 긴급 공수하기로 한 물량의 10배 수준이다.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최종적으로 어느 정도 방출할지에 대해선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전체 비축물량에 대해선 “작전 소요 이런 것들이 고려돼 있어 보안사항으로 설명해 드리기는 부적절하다”고 했다.

군은 비축 요소수 물량을 일부 풀더라도 당장 임무 수행에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 4일 “임무 수행하는 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 충분한 양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육·해·공군과 해병대는 각각 요소수가 필요한 신형 디젤엔진 차량 보유량을 기준으로 수개월 치를 비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관계부처 공식 요청이 오면 군 비축물량 일부를 민간용으로 전환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일반 트럭 등이 아닌 공공차량 등 긴급 분야에 우선 지원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군 비축물량으로 거론되는 200t은 ‘요소수 대란’에 대처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민간의 한 달 치 요소수 소요량이 2만t 정도에 달하기 때문이다.

국방부 대변인은 “아직 (관계부처) 요청이 있는 것은 아니고, 비축량을 고려해서 작전에 영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제공한다는 것”이라며 “이것도 한시적으로 대여하는 방식을 채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