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파리떼고, 누가 하이에나냐”…국민의힘 선대위 ‘진통’

입력 2021-11-08 12:44 수정 2021-11-08 13:57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오른쪽)와 이준석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2021.11.8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앞두고 8일 당내에서 ‘하이에나 감별’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석 대표는 “윤석열 대선 후보 주변에 권력욕을 부추기는 하이에나가 있다”는 취지로 말해왔는데, 윤 후보 캠프 내에서 “내가 하이에나냐”는 반발이 터져 나온 것이다. 선대위 주도권을 놓고 캠프와 당 사이 신경전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윤 후보 캠프에서 인재영입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영환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 대표에게 하나만 묻겠다”며 “나는 파리떼인가, 하이에나인가”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제 아이와 며느리, 곧 가족이 될 사위에게 혈통을 알려줘야 한다”며 “윤석열 캠프에 파리떼가 모이고 하이에나가 우글거린다고 하니 옷깃을 여미고 저 자신을 돌아본다”고 비꼬았다.

김 전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에 발탁돼 민주당 국회의원, 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낸 여권 출신 인사다. 민주당에서 4선 고지를 밟았지만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했고, 2018년 지방선거 이후 미래통합당으로 적을 옮겼다.

하이에나, 파리떼 논란은 이 대표의 발언으로 시작됐다. 이 대표는 지난 6일 언론 인터뷰에서 “저는 (윤 후보 주변의) 하이에나를,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파리떼를 언급했다”며 “(윤 후보는) 전·현직 당대표가 어느 지점에서 우려를 가졌는지 잘 전달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두 달간 캠프 활동 양상을 보면 표를 얻은 것이 많은지 감표 요인이 많은지 평가를 냉정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윤 후보 입당 직후인 지난 8월에도 “후보들 곁에 권력욕을 부추기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밝고 긍정적인 멧돼지와 미어캣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전 위원장 역시 9월에 “파리떼에 둘러싸여 5개월 동안 헤맨 것이 윤 전 총장의 현주소”라고 쓴소리를 했었다.

당 안팎에서는 이권을 목적으로 윤 후보 캠프에 몰려든 인사들을 과감하게 정리해야 한다는 뜻으로 이 대표 발언을 받아들이는 시각이 많다. 특히 윤 후보 캠프가 너무 비대해 의사소통 및 의견 조율이 원만하지 않다는 얘기는 그간 자주 나왔다.

윤 후보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의원) 여러분께서 한 분도 빠짐없이 선대위에 참여해 달라”고 말했다. ‘용광로 선대위’를 꾸리겠다는 발언이지만 선대위 핵심 보직을 놓고 주도권 싸움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향후 공천 등 한자리를 바라고 윤 후보에게 몰려든 사람들이 많다”며 “능력은 따라주지 않는데 과도한 욕심을 부리는 사람들이 많으면 항상 잡음이 나게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